[한국강사신문 이미숙 기자] 23일(목) KBS1TV 다큐인사이트에서는 ‘인생정원-붉은 매화가 피면’ 편이 방송된다.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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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붉게 피어나는 강인한 소성의 매화. 매화는 혹독한 시절에도, 늙고 병든 와중에도 결코 꽃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굳센 의지와 고결한 자태에 매료돼 생을 바쳐 매화 숲을 일군 사내가 있다.

힘겨운 투병을 하면서도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꽃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내. 2021년 가을부터 2022년 봄까지 10개월간의 기획과 제작! <붉은 매화가 피면>은 겨울 가면 봄이 오고, 꽃들의 시절이 돌아옴을 매화 숲의 세 계절과 한 사내의 마지막 인생 여정을 통해 뜨겁고 찬란하게 담아냈다.

정식 명칭도 없고, 입장료도 없다. 그저 ‘진주 매화 숲’이다. 경상남도 진주시에는 축구장 7개 크기의 매화 숲이 있다. 그 숲에는 ‘잘 익은 와인처럼 붉은’ 홍매를 비롯해 ‘어사화를 닮은’ 수양매, ‘구름을 나는 용의 형태를 띤’ 운룡매, 청매 등 50여 종의 매화가 피고 지며 제일 먼저 봄을 알린다.

올봄에도 붉은 매화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상춘객들이 다녀갔다. 진주 매화 숲은 매화가 피면, 누구든 방문할 수 있다. 값은 없다. 꽃을 즐기는 마음만 들고 오면 된다. 매화가 피기까지 꽃과 사람의 지난한 노력이 숨어 있는 가을과 겨울, 그리고 황홀하게 피어난 봄날 매화의 향연까지 매화 숲의 세 계절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감상해 보자.

[사진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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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숲을 조성하는 데 꼬박 14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일에 일생을 걸었다. 박정열(69세), 배덕임(66세) 씨 부부의 이야기다. 남편 박정열 씨는 조경가였고, 아내 배덕임 씨는 야생화 가게를 운영했었다. 그렇게 평생 번 돈을 모두 털어 부부는 숲을 위해 썼다.

시작은 진주에 혁신도시가 조성되면서부터다. 당시 숱하게 베어지고 버려지던 매화나무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30여 그루의 매화나무를 모셔왔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구해 온 희귀 수종의 매화를 심고, 일 년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관리한 끝에 마침내 매화 숲을 일궈냈다.

10여 년의 맹목적인 헌신. 이유를 물었더니, “남들이 꽃 보고 즐거워하는 게 나의 즐거움”이란다. 한 인간의 순수한 열정으로 탄생한 위대한 결실이, 바로 진주 매화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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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같은 겨울을 이겨내고, 기어이 생명을 틔우는 강인한 소성의 매화. 박정열 씨는 그게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 봄 난치성 질환인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을 진단받은 정열 씨는, 그토록 기다리던 새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2021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홍매 한 그루가 서둘러 꽃을 틔운 어느 겨울날이었다. ‘힘껏 날아올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참 잘했어요.’ 죽는 날까지 매일 적은 일기 속엔 삶에 대한 뜨거운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의 죽음은 씁쓸했지만 마냥 애통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가족과 세상에 매화라는 향기로운 선물을 남겼고, 혹독한 시간이 지나면 꽃들의 계절이 돌아온다는 인생의 진리를 알려주고 떠났다.

“살아가면서 계산만 하다 보면 재미없거든. 하고 싶은 대로 이리 가다 보면 걸려서 자빠질 수도 있고 모든 게 다 즐거운 일이지”
_ 故 박정열 씨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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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바쳐 사랑했고, 값없이 나누었던 매화 숲과 그 숲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6월 23일 목요일 밤 10시 KBS1 다큐인사이트 117회 <인생정원–붉은 매화가 피면>으로 방송된다.

*다큐인사이트 정보 :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회차 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공식영상 회차정보 시청률(108회-7.6% 제공 닐슨코리아) 방송시간까지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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