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올림푸스의 ‘Pen’을 왜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Pen을 사기위해 몰려들었을까? 이 현상은 단순한 소비자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작고, 성능도 뛰어나고, 디자인까지 독특하니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기대감을 더욱 높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좋다니까, 예쁘다니까 그냥 사고 싶어했던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트렌드 전문가들은 이것을 디지로그(Diglog) 현상이라고 말한다. 대표적인 소비자 트랜드라고 볼수 있다.

올림푸스에서는 해당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출시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욕망을 철저하게 분석해 왔다. 기존 카메라와 달리 적절한 가격에 크거나 무겁지 않고, 쓸 만큼 뛰어난 성능을 지닌 제품. 거기에다가 디지털 방식에 점점 싫증을 내기 시작한 소비자들에게 옛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반영한 것. 이것이 바로 컨슈머 인사이트를 반영한 성공적인 사례가 된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의 가시적인 행동, 라이프 스타일, 소비자 트렌드 등을 쉽게 파악해 낼 수 있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그냥 트렌드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흔한 대중 잡지를 통해서, 다양한 보고서와 책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가시적인 행동 뒤에 내재되어 있는 행동의 이유는 쉽게 간파하기 어렵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층 심리를 “컨슈머 인사이트 (Consumner Insight)"라고 하며, 이것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데 근원적인 소스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컨슈머 인사이트”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물론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조금만 주위에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3단계의 수준으로 설명해보자. 가장 상위 수준인 “인문학”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것이고, 추상적이며, 이해하기 난해한 전문적 영역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력을 배양해야 한다. 이것이 “인문학적 감수성”이다. 샘소나이트 광고의 사례가 인문학적 감수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인 대중문화는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지는 않으나 “컨슈머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능동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대중들이 쉽게 접하는 정보들은 단지 현상일 뿐인데 이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와 체계적인 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 연구방법, 아이디어 발상법, 문제해결능력 등 과학적 접근법을 배양해야 한다.

능동적인 사고를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한 사례가 바로 펩시의 “페트병 태양전구” 프로젝트다. 이들은 필리핀의 주간 조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필리핀은 세계에서 가장 전기료가 비싼 나라 중에 하나라서, 저 소득층 주거 지역에서는 낮에는 물론 밤에도 불을 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창문 없이 슬레이트와 양철 지붕으로 만들어진 가옥 구조상 낮에도 늘 깜깜할 수밖에 없었다.

한낮에 문을 열어놓지 못하는 이유는 어린 자녀들이 유괴 및 각종 사건들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펩시는 돈을 들여 전기 시설을 확충해 주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에 지붕에 구멍을 뚫고 그 자리에 물을 넣은 페트병을 설치하여 55와트의 빛을 만들어 냈다. 원리는 간단했다. 페트병에 들어있는 물은 햇빛을 굴절시킴으로써 “페트병 태양전구”를 만들어 낸 것이다. 프로젝트는 대 성공이었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확대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교육시키고, 기업과 학교와 개인들을 대상으로 전구를 만들고 설치하는 방법을 교육할 수 있도록 센터를 설립했다.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필리핀 전 지역의 2만여 개 페트병을 수거해 환경운동의 전도사가 되었고, 저렴한 비용으로 47,000여 가구에게 빛을 선물할 수 있었다. TEDx에도 소개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케냐, 우간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뭄바이, 콜럼비아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펩시는 기업의 이미지와 호감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지 않았다. 명확한 자료 분석과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마지막 “일상생활” 단계는 IT의 발달로 사람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 이해하기 쉬운 단계이다. 다양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고, 누구나 그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행복, 긍정, 스트레스, 파워, 사랑, 가족, 사회적 성공, 감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지속가능경영(CSV), 환경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표현해 내는 심리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가장 기본이 된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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