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이 책 『얼굴 특강(더블엔, 2018)』은 많은 기업체와 대학의 인기강좌 “MESSAGES FROM HUMAN FACE,”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눈 깜짝할 새 끝나는 영상의학과 한상석 박사의 인기 인문학 강좌를 엮은 것이다.

40년 동안 환자를 진료해온 영상의학계의 권위자 한상석 박사. 의학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인체의 완벽성과 신비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왜 ‘얼굴’의 구성은 이렇게 되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했다. 여기에는 아마도 의학적, 기능적 측면을 뛰어넘는 조물주의 깊은 뜻,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어떤 영적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재미있는 철학적 연구를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우리 얼굴에 왜 눈과 귀가 두 개이며 입이 한 개일까를 별로 궁금해 하지 않고도 잘 살아가고 있다. 한상석 교수는 이런 우리 ‘얼굴’의 구조와 눈·코·입·귀의 위치에 관해 철학적인 연구를 20여 년간 해오며 의학 역사적인 지식과 신앙적 영감과 성찰을 함께 버무려서 정리했다. 결국 우리 삶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며 사색하며 행동하는 과정이 아니던가. 이 책 『얼굴 특강』을 읽다 보면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 여러 분야의 지식도 덤으로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인체는 쓸모없는 구석 없이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그런데, 왜 얼굴의 구조는 아주 비효율적인 것일까? 카메라에 렌즈가 하나뿐이듯 ‘눈’도 하나만 있어도 될 것 같고, 몸체 하나인 블루투스 스피커가 성능이 좋은 것처럼 ‘귀’도 하나만 있어도 될 것 같은데, 먹고 말하고 키스하는 등 할 일 많은 ‘입’은 왜 하나밖에 없는 것일까? ‘우리를 지으신 이가 기능적 불합리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 인간에게 전하고자 하는 어떤 영적(靈的)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이 궁금증에서 출발한 사고에 과학적 연구와 철학적 여정이 더해져 근사한 ‘인문학 강의’ 주제가 되었고 ‘책’ 한 권이 탄생했다.

책의 구성은 눈, 귀, 입에 관해 각각 한 장(chapter)씩 할애하고, 마지막으로 위치에 관해 살펴보았다. 제1장은 「‘두’ 눈에 대한 고찰」이다. 하나님이 눈을 둘씩이나 준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두 눈으로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라는 뜻이 아닐까? 우리는 짧은 순간 상대방의 외모를 통해 내면을 판단하곤 하는데, 그 이유와 한계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그렇다면 어떤 눈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논해본다.

제2장은 「‘두’ 귀에 대한 단상」이다.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장애인, 바로 대화 장애인이다. 귀 담아 들을 말이 있고,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릴 말이 있으며, 양쪽 말을 다 듣고 잘 판단할 일이다. 제3장은 「‘한’ 입에 대한 성찰」이다. 입은 모조리 절제해야 한다. 과식하지 말고 말 많이 하지 말고 색을 밝히지 말 것이다. 제4장은 「눈·귀·입 위치에 대한 해석」이다. 눈이 가장 위에 있는 이유, 두 귀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 입이 맨 아래 있는 이유. 생각하다 보면 삶이 한층 풍요로워진다.

한편 『얼굴 특강』의 한상석 저자는 현(現)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부산백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의학박사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교육받고, 수련받고, 교수가 되어 지금껏 부산에 살고 있다. 첫 돌을 맞아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하며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때 심한 소아마비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사지가 마비되어 앉지도 서지도 못하다가 두 번에 걸친 정형외과 수술과 재활의학의 도움으로 보조기를 착용한 채 혼자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많은 도움과 사랑과 현대의학의 혜택에 보답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1979년 부산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병원에서 방사선과 전공의 수련을 마치던 1983년 2월에 진단방사선과 전문의(현 영상의학과), 치료방사선과 전문의(현 방사선종양학과) 및 방사성동위원소 취급자특수면허(현 핵의학과)를, 1993년에는 인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83년 3월 첫 직장으로 부산백병원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35년간 교수로 근무해오면서 영상의학 분야 중에서도 ‘초음파학’ 한 길만 외곬으로 걸어왔다.

이제 교수직 은퇴를 앞두고 20여 년 전부터 품어온 사람의 얼굴에 대한 의문을 『얼굴 특강』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마무리함과 동시에, 앞으로 전개될 제2의 인생은 작가 및 인문학자라는 미지의 길로 걸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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