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김영희의 육아일기⑨

[한국강사신문 김영희 칼럼니스트] 아이는 어른의 모습을 쏙 빼 닮는다. 사람을 만날 때 맨 처음 하는 것이 인사다. 인사성이 바른 아이는 친근감이 가고 누구에게나 사랑받게 된다. 부모는 자기 아이가 그런 아이이길 바란다. 낯가림 하는 시기인 24개월이 지나면 아이에게 차츰 인사하는 법을 가르치면 좋다.

갑자기 낯선 사람에게 인사하기란 아이로서 그리 쉽지 않다. 부모가 먼저 본을 보이면 아이는 따라 한다. 아니면 역할 놀이를 통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등의 역할을 대신해 보면 효과적이다. 또 예절 관련 그림책을 보며 서로 연습하면 편안히 배울 수 있다. 모방 사례를 연구한 반두라의 ‘사회 학습이론’에 따르면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가 공격적 행동을 모방이 훨씬 많았다.

남자 아이는 가정폭력을 금세 보고 배운다. 특히 아들 앞에서의 가정폭력은 대물림이 된다. 공격적 언어도 빨리 흡수해 욕설이나 비속어도 모방한다. 이를 보면 부모의 언어와 행실이 모범을 보여야 아이가 보고 자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운전할 때 말이 사나워지곤 한다. 한 예를 들어보자. 휴일 아침 아빠와 5살 딸이 드라이브에 나섰다. 주행 중 옆 차선 차가 갑자기 추월했다. 그걸 보고 있던 아이가 뭐라고 말했을까 아이의 말이 가관이었다. “아빠! 저 아저씨, 쌍놈이지”였다. 평소 부모가 한 말을 그대로 쓰는 5살짜리의 태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다.

영아기 아이를 스펀지나 밀가루반죽에 비유한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밀가루반죽처럼 만드는 대로 모양이 잡히기 때문이다. 발단 단계마다 적기교육이 필요하다. 적기교육이란 아이의 발달 단계와 준비 정도에 맞춰 그 시기에 꼭 맞는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기교육과 조기교육과는 다르다. 조기교육은 선행학습을 말한다. 저성장 기조로 점점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있다. 여성의 직장생활로 주 양육자가 아빠일 수도, 할머니일 수도 있고, 위탁모일 수도 있다. 위탁모와 엄마와의 양육 패턴이 중요하다. 이 관계에서 양육 방식이 다르면 아이가 혼란스럽고 애착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3살 전까지 패턴 기록 황금 시기에 온 가족이 매달려 아기를 키워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자식 하나를 기르려면 온 동네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만한 관심과 사랑과 배려로 인간이 성장한다고 봐야한다.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엄마는 혼자서 자식을 키운다. 대가족 제도에서는 가족이 함께 일하고 육아도 공동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풍습이 사라졌다. 조부모들의 극진한 사랑과 동네 사람들의 관심, 친인척 간의 사랑이 배제되었다. 요즘 엄마들이 자식 기르기가 힘든 이유다. 그 어려움의 대부분을 사교육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유모차부대의 조기교육도 성행하고 있다. 그 현상은 점점 더 내려가는 추세이다.

최근 보도에 태교하는 엄마 중에 직접 자신이 수학, 영어 공부를 하며 스트레스 받는다고 한다. 오히려 태아에게 역효과라 한다. “영유아기에 과도한 지식 전달을 하게 되면 귀중한 아이의 뇌를 망가뜨릴 수 있다. 하물며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는 더욱 그렇다.”라고 서유헌 교수는 말한다. 시류를 쫒기보다 중심을 갖고 적절히 대응해야한다.

훌륭한 부모 뒤에 훌륭한 아이가 있다. 어느 엄마는 2살 난 아이를 조기 교육으로 유학까지 보내는 경우도 있다. 5살에 돌아온 아이는 유치원에서도 적응하지 못한다. 한국어 발음이 이도 저도 아니라,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아이로 취급받는다. 그 엄마는 자기가 이루지 못한 영어의 꿈을 자식에게 투사했다.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잃어버린 아이와의 시간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 참고자료 : 김영희의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가나북스, 2015)』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