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시각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낯선 존재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사진출처=원더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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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차별의 시각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낯선 존재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중학교 국어 교사인 저자는 어느 날 한 시리아 청년을 만난다. 압둘와합이라는 이 청년은 시리아에서 명문 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던 엘리트였다.

시리아와 한국 사이의 다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지만, 한국에서의 일상은 전혀 만만치가 않았다. 심지어 그사이 압둘와합의 모국 시리아는 민주화 혁명에 이은 전쟁으로 큰 혼란에 빠진다. 그의 가족도 난민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음은 물론이다.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 큰글자책,어느 수줍은 국어 교사의 특별한 시리아 친구 이야기(원더박스, 2022.06.22.)》는 평범한 중학교 교사가 만난 한 시리아 청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압둘와합이라는 친구를 두면서 비로소 무슬림과 난민, 이주민 등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친구의 이웃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와합과 함께 ‘헬프시리아’라는 구호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기에 이른다. 압둘와합과의 만남에서부터 제주도 예멘 난민 이슈에 이르기까지 저자와 압둘와합이 겪은 여러 이야기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또한,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압둘와합이 들려주는 시리아 이야기’를 실었다. 시리아의 역사와 문화, 복잡한 현대사와 가슴 아픈 현실을 차근차근 정리한 이 글을 통해, 낯설지만 우리와 묘하게 닮아 있는 세계를 향해 문을 열길 바라는 마음으로.

“혹시 시리아 사람이라서 싫니? 불편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압둘와합과의 첫 만남”

중학교 국어 교사인 저자는 어느 날 서울 강남역에서 한 시리아 청년을 만난다. 압둘와합이라는 아랍풍 이름부터 무척 부담스러웠지만, 은사님의 요청이라 마다할 수가 없었다. 은사님은 “혹시 시리아 사람이라서 싫니?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도 돼.”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더더욱 거절할 수가 없었다. 명색이 교사인데 국적에 따라 사람을 차별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미루고 미루다 결국 만나기로는 했지만 뭔가 모를 불편함은 여전했다.

막상 만나 보니 그 시리아 청년은 한국어를 곧잘 했고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게 할 줄 아는 능력도 있었다. 경계심이나 두려움이 가신 것은 아니었으나, 고향에서 유프라테스강(세계 4대 인류 문명 발생지의 그 유프라테스강!!)에 발 담그고 달콤한 수박을 먹곤 했다는 이야기에 발동한 호기심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흥미로운 첫 만남 이후, 저자는 그렇게 낯선 문명에서 온 이와 친구가 되었다.

“압둘와합은 누구인가요?”

압둘와합 알무함마드 아가(ABDULWAHAB ALMOHAMMAD AGHA). 대학원 박사 과정 학생이자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시리아에서는 다마스쿠스 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전액 장학금이 보장된 프랑스 대신 국교도 수립되지 않은 한국을 선택해, 한국에 온 시리아인 유학생 1호가 되었다.

한국과 시리아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법을 공부하며 ‘아랍 법(이슬람법 포함)과 한국 법 비교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평화로운 시리아로 돌아가 집 앞 맑은 유프라테스강에 발을 담그고 꿀같이 단 수박을 먹으며 한국에서 시리아를 사랑해 주는 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

저자 김혜진은 시와 댄스를 사랑하는 중학교 국어 교사. 떠밀리듯(?) 시리아 구호 인권 단체 헬프시리아의 창립 멤버가 된 이후, 8년 가까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행동이 느리고 에너지도 부족한 편이나, 일단 뭔가 시작하면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기는 한다.

우연히 시리아에서 온 와합과 만나 친구가 되는 바람에 난민·차별·인권 문제, 그리고 세계 시민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부끄러움이 많아서 교단에서는 본인이 경험하고 생각한 이야기를 직접 나누기가 쑥스러웠다. 글을 통해서라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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