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빨래 끝! (옥시크린)’, ‘힘 좋고 오래갑니다! (로케트배터리)’

수많은 카피 히트작을 쏟아냈으며, 최카피로도 유명한 최병광 카피라이터를 만났다. 최 카피라이터는 대한민국의 대표 카피라이터이자 작가로서 대홍기획 카피팀장, 제작실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최카피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 카피론 교수, 문화재청자문위원, 산림청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Q. 최카피연구실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요?

최카피연구실은 카피라이팅, 브랜드마케팅, 마케팅전략컨설팅, 카피라이팅교육, 글쓰기교육, 창의력교육 등을 시키는 곳입니다. 주요과정으로는 카피연구생 과정, 최카피책교실 과정, 카피연구생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피연구생 과정도 벌써 60기가 들어왔습니다.

5년 전부터 최카피책교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9기까지 끝마쳤는데, 7기까지는 무료로 운영했어요. 대신 수강생들 중에서 책이 나오면 인쇄의 일부를 모아서 내년 2월이 되면 미얀마의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서 책을 사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8기부터는 수강료를 받으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모아서 책 기부활동을 하겠습니다.

최근에는 책쓰기를 위한 글쓰기를 가르치는 곳이 많은데, 단기간에 책쓰는 요령보다는 기본부터 충실히 가르치는 글쓰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카피책교실을 만들게 되었죠.

Q. 강사로서 가져야 할 행동이나 비전이 있다면.

요즘 강사들은 처세술이나 성공학 같은 분야를 많이 강의하는 데, 너무 요령만 가르치는 것 같아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오히려 논어를 한 번 읽어보는 것이 나을 때가 많습니다. 사실 손자병법만 봐도 현대 마케팅에 관한 지식이 다 나와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전쟁에 이기는 군대는 전쟁에 이길 것을 생각하고 전쟁을 하며, 전쟁에 지는 군대는 일단 싸워보고 생각한다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것들이 현대 마케팅의 정석이거든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들어 보셨는지요? 많은 사람들이 ‘과유불급’을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과유불급은 논어의 ‘선진편(先進篇)’에 나온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논어를 안 읽어보고 전해 듣기만 해서 생긴 잘못된 지식전달의 사례입니다. ‘선진편(先進篇)’에 보면 공자의 제자 열 명 중 자공과 안회가 가장 뛰어난 제자였어요.

어느 날 자공이 공자에게 사와 상이란 두 제자를 언급하면서 누가 더 어진 제자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했어요. 자공이 “그러면 사가 더 낫단 말씀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과유불급’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과유불급’이란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란 뜻입니다. ‘유(猶)’자가 ‘오히려 유(猶)’자이면서 ‘같을 유(猶)’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유(猶)’자로 유추하고 ‘무엇보다 못하다’란 뜻으로 잘못 해석한 거죠. 정확한 뜻은 ‘유(猶)’자를 ‘같을 유(猶)’로 해석한 “지나침과 모자람은 둘 다 같다”란 표현이 맞는 것입니다.

공자의 정신인 ‘중용(中庸)’이 반영된 말인 것이죠. 그 중용의 정신을 손자인 자사가 이어받아 <중용(中庸)>이란 책을 쓰게 되었죠. 그래서 지금 중국의 4대 철학서가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이지 않습니까. ‘과유불급’의 경우 하나의 사례일 수 있지만, 강사들이 잘 모르고 가르치면 그 폐해는 정말 심각해집니다. 잘못된 지식의 전파는 큰 파장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강의를 하는 사람이라면 정확한 정보를 익히고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많은 책을 집필하셨는데, 예비저자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제가 재작년에 쓴 <세 번째 스물이 두 번째 스물에게>에 보면, 거기서 제가 마흔 살일 때 스무 살 청년에게 “너는 첫 스무 살이지만 난 두 번째 스무 살이기 때문에 너보다 더 잘 살 수 있어”라고 표현했어요. 제가 마흔이 되니,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어떤 책의 표지만 보고 목차만 봐도 그 책의 전체 내용이 그려지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책은 중간 쯤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쓸 때는 누구나 앞부분은 열심히 씁니다. 그리고 뒷부분도 열심히 씁니다. 왜냐하면 마감하는 시점이니까요. 하지만 중간 쯤 되면 좀 지겨워지니까 대충대충 쓰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그래서 어떤 책이든 책의 중간쯤을 확인하면 그 책의 아웃라인이 그려집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책도 그렇지만 논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저것을 막 짜깁기해서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가르치는 글쓰기도 제대로 된 글쓰기가 되도록 가르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비저자들은 얄팍한 글쓰기를 배워서도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지금 한국교통대학교에서 광고언어학과 교양과목으로 ‘사고와 표현’을 가르칩니다. 왜 ‘사고와 표현’이라고 이름을 붙였는가 하면 표현만 가르치면 얄팍한 글쓰기에 머물게 되는데,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게 되면 제대로 된 글쓰기가 가능해지거든요. 글을 쓰는 방법보다는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비저자들은 이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는 강사들을 위한 강연을 하고 싶습니다. 진짜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가르쳐야 옳은 것인지를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올바른 지식전달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도 이야기해주길 원합니다. 저는 제 자식들에게도 얄팍한 지식이나 테크닉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안 된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원리를 연구하고 익혀야지 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예로 들더라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修辭學)>이란 책은 재미가 없지만, 참 좋은 책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강사신문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강사신문은 ‘한국의 강사신문’일수도 있지만 ‘한국강사의 신문’일수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한국의 강사신문’이 아닌 ‘한국강사의 신문’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강사신문’은 ‘한국에 있는 강사를 위한 신문’이 아니라 ‘한국강사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신문’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에 있는 강사들을 위한 신문이 아니라 한국강사가 가져야 할 정신, 한국강사가 가야할 길을 가르쳐주는 신문이 되길 원합니다. 한국의 강사신문이면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국한되지만, 한국강사의 신문이 되면 기본적인 원리와 정신을 가르치는 신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병광 카피라이터는 대한민국 대표 카피라이터이자 작가, 광고평론가, 칼럼니스트, 대학교수, 강사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라오스의 향기>, <세 번째 스물이 두 번째 스물에게>, <창의력보물창고 광고야 놀자(공저)>, <1초에 가슴을 울려라>, <21세기 세익스피어는 웹에서 탄생한다>, <카피라이팅>, <말발글발 완전정복>, <한 줄로 승부하라> 외 다수가 있다.

주요카피로는 ‘빨래 끝(옥시크린)’, ‘힘 좋고 오래갑니다(로케트배터리)’,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오는 집(우방건설)’, ‘한국맛 좋다(비락식혜)’, ‘세상에는 이렇게 순한 술도 있습니다(매취순)’, ‘색채의 마술사(엠마누엘 웅가로)’, ‘서울에서 봄이 제일 먼저 오는 곳(롯데백화점)’, ‘졸업할 때 웃자(대전대학교)’, ‘당당한 사치(현대 판테온)’, ‘산이 있으면 K2가 있다(K2등산화)’, ‘사람이 음악을 만들고 음악이 사람을 만듭니다(롯데매니아)’, ‘뚜벅뚜벅 앞으로 희망의 대한민국(대한민국정부슬로건)’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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