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설공주: 또 다른 이야기' 스틸컷 [사진출처=네이버영화]
영화 '백설공주: 또 다른 이야기' 스틸컷 [사진출처=네이버영화]

[한국강사신문 박지연 칼럼니스트] 빨간 사과, 난쟁이, 거울. 이정도 단어만 들어도 떠오르는 유명한 동화가 있다. 바로 백설공주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동화 속 악역인 왕비는 마법의 거울 앞에서 누가 가장 예쁜지 물어본다. 거울은 거듭 “백설공주”라고 이야기하고, 이를 질투한 왕비는 공주를 음해하기 위한 시도들을 한다.

여기서 왕비가 거울의 대답에 의존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울의 이야기가 전부라고 여기는 왕비의 모습을 볼 때, 왕비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자아정체성’이 바르게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Erikson, E. H. 1956, The problem of ego identity)에 따르면 자아정체성은 정신분석적 개념을 심리사회학적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내가 누구인가를 일관되게 인식하고 자신만의 특성에 대해 안정된 느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체성이 잘 갖추어지지 않으면, 왕비처럼 내가 원하는 이상적 자아(왕비의 경우, 가장 예쁜 사람을 원하는 것처럼)와 나의 진짜 자아가 달라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말에만 의존하게 되는) 정서적 불안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은 약 생후 1년부터 기본적인 자아를 형성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인식하면서부터 다른 사람으로부터 독립된 ‘나’를 인지하기 시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족, 학교, 직장 등 여러 사회 집단을 겪으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깊이 알아가고 이해하게 된다.

미국의 사회학자 쿨리(Charle Horton Cooley)는 이 과정을 ‘거울 자아’라고 이야기한다. 거울을 보고 나의 외모(생김새)를 확인하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추어진 나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자신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잘생긴 사람은 남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잘생겼다고 알게 되고, 점차 자신이 잘생겼다고 스스로 여기며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모습을 지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 가운데서 나 스스로를 어떻게 인지하는지가 중요하고, 이때 소통은 무척 큰 역할을 한다. 사람들과의 모든 상호작용은 소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간관계를 갖고자 하는 사회적 욕구가 결핍될 경우, 여러 학자들(Twenge, Baumeister, Nuss 등)의 연구에서처럼 ‘인지적 수행능력이 감소’되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초래할 수 있음’과 같은 부정적 결과들이 보여지고 있다. 따라서 소통을 기반으로 한 사람들과의 적정한 관계 형성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통이 원활하면 행복감과 더불어 만족감을 주게 되는데, 이는 인격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인 자아존중감을 갖게 한다. 이 자아존중감이 잘 형성되면 새로운 관계, 새로운 환경에서도 나의 내면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소통의 역량을 한순간에 늘리기는 어렵다. 꾸준히 시도하고 연습한다면, 충분히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들어보자. 그 과정에서 좋은 말하기, 바람직한 소통의 방식들은 배우고, 반대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아가다 보면 소통에 대한 이해가 점차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조리 있게 이야기하고 사람들과 조화롭게 상호작용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해보자. 어느샌가 바른 관계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마법 거울의 한마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정체성을 가진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박지연 칼럼니스트는 제이라곰스피치 대표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초빙교수다. ‘커뮤니케이션과 학업능력 및 태도’에 관한 연구로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舊 신문방송학) 석사 졸업하였으며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학교와 공공기관, 기업 등 다양한 기관에서 ‘조화롭게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말하기’ 에 관한 스피치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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