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첫 번째 사업이었던 아파트 광고 사업이 망했을 때 나는 집안 탓을 했다. 나는 주변의 그 어느 사람보다도 머리가 좋고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망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한동안 ‘우리 집엔 그 흔한 빽도 없나!’라는 생각에 갇혀서 실패의 이유를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닌 집안의 문제로 돌렸다.

두 번째 망했을 때는 남을 탓했다. 함께 일해 준 사람들을 탓했고,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탓했다. 세 번째 망했을 때엔 ‘뭘 해도 안 되는구나!’라며 나의 운명을 탓하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 집안도 남도 탓할 수 없었다. 연속으로 사업을 실패하니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사라졌고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나도 저런 부모가 있었다면!’

사업하는 동안 금수저들이 부러웠다. 특히 세 번째 사업의 실패 원인이 자금 부족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더 그랬다. 실패의 원인이 영업, 금융, 인사 등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나의 경험 부족과 하늘을 찌를 듯한 나의 교만에 있었다는 것은 한참 후에야 깨달을 수 있었다. 2006년 세 번째 사업에 실패한 나의 나이는 서른셋이었다. 심지어 세 아들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처형 집 방 하나를 빌려 살고 있었다.

‘1인 창조 기업’, 요즘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이 용어가 낯설지 않다. 나는 늘 혼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네 번째 사업도 마찬가지였지만 예전과는 다른 게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7년간의 다양한 업무 경험으로 잔뼈가 굵어진 나는 혼자 사업 준비를 하면서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법무사 없이 법인 등기를 하고, 법인 결산에 대해 회계사에게 먼저 의견을 제시할 만큼 많이 성장해 있었다.

사업 초기엔 기획이 대부분의 업무를 차지한다. 그래서 나는 초기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는다. 사업자 등록증을 교부받는 순간 세무 신고의 의무가 생기게 되고, 세무 대리인을 통해 세무 회계 업무를 해야 하므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매출이 발생하기 바로 직전에 사업자 등록을 하면 초기 자금을 절약할 수 있기에 나는 가급적 사업자 등록을 최대한 미루어서 해 왔다.

또한 보통 사업을 개시한 즉시 세무 업무를 대행해 줄 회계사나 세무사와 계약하는데, 나는 2~3개월 후에 계약을 체결한다. 통상적으로 2~3개월 동안 누적된 세금계산서나 영수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2~3개월 미뤄서 세무사나 회계사를 세무 대리인으로 계약하더라도 누적된 2~3개월 동안의 세무 회계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한 달분만 청구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조금이라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처럼 사업 초기에는 작은 비용을 아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업 초기는 보통 시장조사와 분석을 통해 사업계획을 세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작은 컴퓨터 한 대와 책상 하나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때마침 내 소식을 들은 친구가 자신의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준 덕분에 그곳에서 사업 준비를 할 수 있었다. 한 달 남짓 준비를 마치고, 아내에게 말문을 열었다.

“여보, 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사업해 보려고.”

“뭐라고요”

아내는 할 말이 있는듯 했지만, 결의에 찬 내 눈빛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는 나의 성격을 잘 아는 터였다. 포기를 했을 수도 있고, 또다시 사업을 하겠다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해서였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아내는 나를 말리지 않았다. 2013년 6월 25일, 직장 생활 7년여 만에 네 번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개시 일자가 대변하듯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나는 카드론으로 대출받은 1천만 원을 자본금으로 법인을 세웠다. 카드론을 받을 정도로 당시 나의 경제 상황은 좋지 못했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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