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권세연 칼럼니스트] “제가 저 자신에게 선입견이 있었어요.”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헤어질 결심’에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 김신영이 한 말이다. 김신영은 코미디언, 라디오 DJ로 더 잘 알려진 연예인이다.

2년 전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부캐로 ‘주라주라’라는 노래를 히트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을 때, 박찬욱 감독에게서 영화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김신영은 1주일간의 고민 끝에 출연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하기에 거장 박찬욱 감독의 영화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Okay’를 외칠 것 같은데, 김신영을 고민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본인이 영화에 출연하여 누를 끼칠까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큰 기회 앞에서 멈칫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김신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은 박찬욱 감독의 믿음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제작진 모두가 반대했지만, 감독은 그녀를 캐스팅하였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코미디언으로 튀지 않고, 배우 김신영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훌륭하게 역할을 소화해냈으며, 칸에 진출하며 그녀의 인생에 또 다른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입견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치고, 놓친 줄도 모르며 살아왔을까? 선입견(先入見)의 의미를 네이버 한자 사전에서 검색해보니 사람, 사물에 대하여 미리 마음속에 부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해서 형성된 고정적 생각이라고 한다. 이 말을 흔히 우리가 쓰는 말로 풀면 ‘그냥 그럴 것 같아서 나는 이렇게 결정할래’ 정도로 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 또는 상황에 대해 판단해야 할 때 ‘선입견’으로 인해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것도 큰 실수이지만, 스스로 더 성장하고 변화할 기회 앞에서 자신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그 틀 안에서 올바르지 못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 더 이상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선입견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 결심은 결단할 결(決), 마음 심(心)으로 마음을 결단한다는 뜻이다. 선입견과 헤어지기 위해서는 첫째, 다양한 상황과 사람에 자신을 자주 노출하는 경험을 의도적으로 연습한다. 평소 내가 머무르는 공간과 만나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현재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이 타인과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될 기회가 많지 않다. 새로운 모임, 여행을 통해서 생각이 확장될 기회를 스스로 많이 주자.

둘째,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림없는 사실인지 ‘왜?’,‘정말?’이라는 단어를 넣어 질문하는 연습을 한다. 이를테면 ‘원래 그래’,‘당연하지’라는 말 앞에 ‘왜 원래 그런 건지?, 정말 당연한 건지? 등으로 질문을 스스로 다시 해보는 것이다.

셋째, 지인에게 책과 음식, 전시회 등을 추천받아보자. 우리는 익숙한 것에서 느끼는 편안함을 진실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지인 추천을 통해 평소 내가 읽지 않았던 책과 먹어보지 않은 음식점, 가보지 않았던 전시회라는 새로운 경험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자. 그동안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책, 음식, 전시회라고 규정지어놨던 것들이 어쩌면, 과거에 사로잡힌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타인들의 선입견까지 컨트롤할 수는 없다. 내가 나에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헤어지는 결심을 한번 실행해보자. 분명 새로운 경험과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권세연 칼럼니스트는 라이프코치이자 작가이다. 2021년 라이프코치로 만난 엄마들의 고민을 코칭한 사례와 에세이를 엮어 출간한 『엄마인 당신에게 코치가 필요한 순간(대경북스, 2021)』이 한국 출간과 동시에 대만, 홍콩, 마카오에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2021년 한국코치협회 올해의 도서상과 Growth session 감사패를 수상하였다.

'미취학 자녀를 둔 여성의 자아탄력성 향상을 위한 라이프코칭모델개발_M.O.T.H.E.R'에 관한 연구로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커리어학습코칭 석사 졸업하였다. 공저로는 『당신만을 위한 100개의 질문』, 『내 인생을 바꾼사람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