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사진출처=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한국강사신문 정인호 칼럼니스트] 톰 크루즈(나이 61세) 주연의 영화 ‘탑건: 매버릭’이 800만까지 돌파할 기세다. 지난 8월 8일 기준 관람객 평점 9.59, 누적 관객수 744만 명을 돌파하면서 올해 국내에서 개봉한 외국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7월 31일 팬데믹 이후 외화 중 최고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파라마운트의 역대 최고 흥행 수익 기록을 달성했다. 전 세계에서는 13억 달러(1조6939억 원)를 달성하며 2022년 최고 흥행작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미국 특유의 가족애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우정,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출연진으로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의 리더십이 관람객들에게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왔다. 교관이 된 첫날 매버릭은 두꺼운 FA-18 매뉴얼을 들고 오지만, 매뉴얼 따윈 진작에 독파한 교육생들이 금방 이를 우습게 여기는 것을 보고 적도 피차 알고 있는 정보이니 공부할 필요 없다고 매뉴얼을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리는 행동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톰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 소설가이자 미국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이다. 과거의 전문성과 경험적 지식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상황에 돌변하기 때문에 과거의 지식을 버리자는 ‘언러닝(unlearning)’의 정신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다. 영화 탑건에서 주인공 매버릭이 보인 행동도 언러닝의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학습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은 ‘기존에 배운 것을 버리지’ 못하는 조직 문화다. 언러닝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인텔이다. 인텔은 1980년대 PC 시대가 개막한 이래로 PC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의 독점적 지배력을 가진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자 인텔은 자체 R&D 및 관련 산업 분야의 M&A 등을 통해 역량을 확보했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3세대 이동통신 부문에서 마이크로프로세스와 모뎀칩을 통합한 소피아를 출시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인텔은 2016년 4월 돌연 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만다. 최고의 기술력과 R&D역량,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인텔이 왜 PC와 인접한 모바일에서 실패했을까?

인텔은 PC 시장에서 익숙한 경험적 지식과 성공 공식을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PC 기반 마이크로프로세스는 전력 사용량과 발열이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공간이 넓고 전원을 항상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기기가 작고 배터리의 용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과 발열 모두 적어야 한다. 변화된 제조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전력 효율이 떨어지고 발열도 많지만 성능이 뛰어난 PC 방식 그대로 모바일 제품을 출시했다.

“배우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방식의 실험, 다양성의 확장, 창의력이 숨 쉬는 조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습득 이전에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 아무런 선입견이 없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학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성공의 기반이 된 경영방식과 전문성을 재고하고 이미 확립된 관념과 행동 양식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지식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노자는 말한다.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매일 무언가를 추가(learn)해야 한다. 지혜를 얻으려면 매일 제거(unlearn)하라.”

칼럼니스트 프로필 / 작품활동

[사진출처=GGL리더십그룹]
[사진출처=GGL리더십그룹]

정인호 칼럼니스트는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평론가로서 현재 GGL리더십그룹 대표로 있으며,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브릿지경제》, 《이코노믹리뷰》, 《KSAM》 등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200회 강연을 하고 있으며, 벤처기업 사외 이사 및 스타트업 전문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인호의 강토꼴’을 7년째 재능 기부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튜브 《아방그로》 채널을 통해 경영, 리더십, 협상, 예술, 행동심리학 등 통찰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저서는 《다시 쓰는 경영학》, 《아티스트 인사이트》, 《언택트 심리학》, 《화가의 통찰법》, 《호모 에고이스트》, 《갑을 이기는 을의 협상법》,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다음은 없다》,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당신도 몰랐던 행동심리학》, 《협상의 심리학》, 《HRD 컨설팅 인사이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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