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몸매도 재미있어진 찐 마흔의 소소한 싱가포르 일상 이야기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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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이제 마흔, 봄날은 갔다고 생각하던 내게 뜨거운 적도의 여름이 찾아왔다. 당신의 마흔은 어떤 모습인가. 이 책의 저자가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다. 청춘이 지나간 것 같아 슬플 수도 있고, 안정된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 수도 있다. 사계절이 여름인 나라, 싱가포르에서 40대를 맞이한 저자는 서툴지만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낯선 공간은 설레임을 주기도, 두려움이 되기도 한다. 사고로 남편의 손가락이 잘린 날 저자는 “플리즈 메이크 프리티”를 의사에게 외치며 엉엉 눈물을 흘렸다. 집에 있던 냉장고가 폭발해 화재가 나도 의지할 곳은 남편과 자신뿐이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좌절하지 않았다. 일상 속 소소한 재미들을 발견하고 웃으며 이겨냈다. 그러자 모든 것이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마흔에는 재미있게 살아야지: 얼굴도 몸매도 재미있어진 찐 마흔의 소소한 싱가포르 일상 이야기(홍익출판미디어그룹, 2022.08.05.)』는 어른이 되어가는 모두에게 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우리 인생에 좋은 일들만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었어도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라면 삶은 꽤 살 만하다. 저자는 우리에게 일상 속 다정한 이야기들을 발견해 보자며 따뜻한 미소를 건넨다.

“재미있게 살기로 작정한 40대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 이야기”

좋은 글의 힘을 믿는 저자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작고 다정한 이야기를 모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이 책에서 그녀만의 생생한 추억과 성장 과정을 만날 수 있다. 저자 특유의 유쾌한 글과 그림이 웃음 짓게 만든다.

‘인생에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어.' 누구나 꿈꾸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저자가 경험한 각종 사건사고와 마흔이 되어 돌아보는 추억들은 다채로운 생각거리들을 던져준다. 더불어 낯선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언젠가의 서툴렀던 우리를 보는 것 같아 응원하게 된다. 때론 넘어지고 지치더라도 삶은 계속된다. 그리고 사람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즐거움은 배가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의 하루에도 작은 재미가 깃들기를 소망한다.

저자 서수란의 《마흔에는 재미있게 살아야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가만히 들여다보면 평범한 나와 가족, 이웃, 우리들의 삶 속에 좋은 이야깃거리가 생각보다 많다. 그 좋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우리는 ‘나도 비슷한 경험 있는데’, ‘나도 그 기분 아는데’ 하며 피식 미소를 짓고 위안을 얻는다. --- p.5

왜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건지. 열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두 다리로 걸으며 두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두 귀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내 입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수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꾸 까먹는다. 1년이 다 지나서야 신랑은 다시 기타를 꺼내들었다. 약간 짧아진 손가락 탓에 자꾸 줄을 놓쳐서 소리가 끊겼지만, 내 귀엔 캔디, 그렇게 달달할 수가 없는 음색이었다. --- p.25

20대 초중반의 사회 초년생이었던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서툴렀고 긴장했고 이불 킥하던 밤들이 있었다. 관공서나 아이 학원, 병원 같은 곳에서 가끔 마주치는 사회 초년생인 그들의 당황한 눈빛 속에서 그 시절 나를 본다. ‘처음엔 다 그렇죠.’속으로 중얼거리며 조금 여유 있게 살짝 미소를 건네줄 수 있는, 이젠 흰머리를 가리기 위해 염색하는 누런 머리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 p.105

아빠가 머리를 묶어주는 건 딸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엄마 손과는 달리 커다랗고 투박한 손길이 스슥 머리를 만져주던 그 느낌은 크고 나서도 문득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깨닫는다. 아빠가 망가지고 흐트러지지 않게 애써서 정성 들여 만져준 것은 내 머리뿐 아니라 내 어린 시절도 함께였음을. --- p.143

이제 마흔을 넘어 인생의 후반전으로 갈수록 더 빈도수 잦게 빵빵 터지는 사건 사고의 지뢰밭을 지나면서, 긍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사고처리를 하고 수습하며 상처를 감싸는 데 점점 익숙해지는 듯하다. 아픈 건 나이 들어도 똑같이 쓰리고 아프다.

그렇다고 손 놓고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내 곁엔 위아래 좌우 주렁주렁 달린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으니 주섬주섬 일어나 툭툭 턴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괜찮아, 이만하면 다행이야.” --- p.195

[사진출처=홍익출판미디어그룹]
[사진출처=홍익출판미디어그룹]

저자 서수란은 대학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한국에서 10년 넘게 약사로 일하다가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이주한 지 5년이 조금 넘었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싱가포르의 인생 대학 에서 일하고 있다. 좋은 글들의 힘을 믿기에, 소소한 일상 속에서 생겨나는 작고 다정한 이야기를 모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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