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사를 하고 있는가? 사업을 하고 있는가?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네 번째 사업을 시작한 나는 공동 사무실에 입주했다. 공동 사무실은 회의실, 탕비실, 복사기, 팩스 등을 영세한 기업들이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을 말한다. 예전부터 소호 사무실(SOHO, Small Office Home Office)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코워킹 사무실(Coworking Office)로 불리고 있다.

공동 사무실은 장단점이 분명한 공간이다. 우선 장점은, 매월 몇 만 원만 내면 사업자 등록증에 필요한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사무실이 필요 없는 초기 창업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책상이나 의자 등도 제공되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할 컴퓨터 정도만 있어도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1인실부터 5~6인실까지 필요에 따라 룸을 변경할 수도 있어 유연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반면 공동 사무실은 약 1~5인이 사용하기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직원이 많아질 경우 룸을 분리해 사용해야 하며, 회의공간을 예약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회의실 이용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화장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다보니 불편할 수 있다. 주차는 임대료와 별개로 유료로 운영되거나 주차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독립사무실보다 평당 임대료가 높은 편이다.

사업초기 내가 이런 저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공동 사무실을 이용하게 된 이유는 임대보증금이 한 달 임대료 수준으로 매우 낮고 계약기간을 1~2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계약 기간을 길게 할수록 많은 할인을 해주기는 하지만, 사업초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단기간 계약할 것을 추천한다. 추후 사업이 확장되고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독립 사무실로 옮겨도 늦지 않다. 사업 초기의 사무실은 확장성과 축소의 양면성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예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온라인 판매 팀장이 찾아왔다. 함께 일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데리고 올 직원이 한 명 더 있다고도 했다. 팀장의 업무 실력과 사람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추천하는 직원도 함께 맞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사업을 개시하기도 전에 계획에 없던 두 명의 동료가 생겼다. 책임감과 불안감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 모든 것이 불확정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창립 멤버 세 명이 각각의 기둥이 되어 탄탄하게 받쳐 주니 든든했다.

이렇듯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사업은 없다. 시작은 혼자였지만, 함께할 동지들이 생기면서 나는 장사에서 사업으로 노선을 변경하여 밑그림을 다시 그리게 되었다. 혹자는 장사와 사업이 무엇이 다르냐고 물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장사와 사업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우선 장사는 대표가 직접 일해야 하는 것이고, 사업은 타인 또는 직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카페를 운영하는데 대표가 커피를 내리고 서빙하고 계산하는 일을 하면 장사다. 하지만 대표가 직원들을 채용해서 커피를 내리거나 서빙을 하는 등 각각의 업무를 부여하고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면 사업이 되는 것이다. 또한 장사와 사업은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판로 확대와 매출 신장의 양상에 큰 차이를 보인다. 장사는 대표자가 대부분의 업무를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 없이는 일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반면 사업에서의 대표자 역할은 직원들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문제점을 해결해 주며, 손님들을 관찰해 고객을 유치할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데 있다.

즉 장사는 한 개의 카페를 운영하기에도 바쁘지만, 사업은 여러 개의 카페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장사꾼보다 사업가들이 매출과 규모 면에서 클 수밖에 없다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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