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우울과 고독의 시대, 불행 울타리를 두르고 어둠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사랑과 연대의 편지

[사진출처=허밍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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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불행 울타리를 벗어나 밝은 내일로 걸어가기로 했다.” 불안과 우울과 고독의 시대, 불행 울타리를 두르고 어둠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사랑과 연대의 편지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허밍버드, 2022.07.11.)』가 출간되었다.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현요아 작가의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가 출간됐다. 이 책은 가족의 죽음으로 자살 사별자가 된 한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불행 울타리를 벗어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이야기이다. 금기시되는 죽음 뒤에 가려진 남겨진 이의 상처와 회복에 대한 담담한 서술을 통해 개인적인 고통이 보편적인 슬픔과 울림으로 번지는 모습을 목도하게 한다.

상실의 고통을 겪으며 절망하고 무력해졌으나, 애도의 시간을 통과하며 숨겨진 생의 욕구를 알아차린 저자는 저마다의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뻗는다. 외로운 이들의 혼잣말에 귀 기울이고 손 내밀겠다는 작은 선의를 통해 닿음이 귀해진 사회에서 연결이 가져다주는 치유의 힘을, 불행 울타리를 벗어나면서 발견한 삶에 대한 애착과 희망을 전한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공허와 허무에 시달리는,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서 스스로를 옥죄며 고립되어 가는 사람들에게 좌절을 뚫고 전진할 용기를 주는 사랑과 연대의 편지와도 같다. 아픔을 회피하지 않고 면밀히 해석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괴롭히던 불행 울타리를 비로소 깨고 나온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로 귀결된다.

“당신은 잘 살고 있을까. 잘 사는 게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덜 아프게 살면 좋겠다. 그저 당신이 나와 함께 살았으면.”

“카카오 브런치,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 동생을 떠나보낸 어느 사별자가 기록한 상처와 회복, 그리고 삶에 대한 뭉근한 애착”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현요아 작가의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가 출간됐다. 이 책은 가족의 죽음으로 자살 사별자가 된 한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불행 울타리를 벗어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이야기이다.

금기시되는 죽음 뒤에 가려진 남겨진 이의 상처와 회복에 대한 담담한 서술과 정제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 이를 통해 개인적인 고통이 보편적인 슬픔과 울림으로 번지는 모습을 목도하게 하는 힘은 5,900여 편의 응모작 가운데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책은 동생의 죽음 이후 멈춰진 시간에서 출발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조울증과 범불안 장애, PTSD 진단을 받은 저자는 자기 연민이라는 울타리를 두르고 불행의 늪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울타리에 갇혀 잠으로 도피하고, 사람으로부터 도망치고, 희망과 낙관을 잃은 채 삶을 자조하고, 때때로 죽음을 생각한다.

그리고 불현듯 깨닫는다. 더 이상 자신이 미래를 그리지 않는다는 것을. “나를 옭아매던 불행 울타리에서 서서히 빠져나와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미래를 그리지 않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였다”는 저자는 그래서 차디찬 밤을 지나 밝은 내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저자 현요아는 조울증과 범불안 장애를 앓는다. 어른에게는 에세이로, 아이에게는 동화로 편지를 부친다. 제 발로 떠난 세 살 터울의 동생을 보내고 자기 연민이라는 불행 울타리를 둘렀다. 〈불행 울타리 두르지 않는 법〉으로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 견고하고 단단한 울타리에서 나온 발자국을 모아 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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