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소정 시민기자] ‘세종과 더불어, 삶의 다름을 공감하고 행복을 향해 가는 '오채원연구소공감' 오채원 대표를 만나보았다.

Q. 언제부터 강의를 시작하셨고, 왜 강사가 되셨나요?

강의를 시작한지 약 20년 된 것 같습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는 대인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사회에서 낙오하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컸어요. 제 의견을 자신 있게 주장하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미움을 받지 않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러다 ‘말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결정하고는 아나운서 스피치 강좌를 등록했습니다.

당시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에, 매일 방송 원고가 너덜너덜해질 만큼 외우고, 지나가다가도 거울이며 차창이며 무엇이든 비치는 것이 있으면 들여다보며 표정이 어떤지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1년간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심정으로 훈련하다 보니,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강의를 해보라고 권하시더군요.

처음엔 손 사레 치고 도망을 다니다가, 저처럼 대인관계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장생활을 하며 가끔씩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보다 깊이 있게 강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커뮤니케이션 석사과정에 진학하고, 직장도 한 평생교육원으로 이직해서 교육콘텐츠 개발과 강의를 했습니다.

오채원연구소공감 오채원대표 [사진출처=오채원연구소공감]
오채원연구소공감 오채원대표 [사진출처=오채원연구소공감]

Q.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강도의 조직생활을 하며 대학원도 병행했습니다. 결국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동시에 휴직과 휴학을 했습니다. 직장이냐 공부냐 선택해야 했지요. 공부를 더 이상 쉬면 생계에 떠밀려 영원히 못 잡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2008년에 덜컥 독립했습니다. 

선배가 당장 명함부터 만들라고 하는데, 회사 이름을 못 짓겠더라고요. 제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었던가 고민고민한 끝에, ‘공감’이라는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제 삶이 고달팠던 이유가 사회·타인과의 공감이 힘든 점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와의 공감부터 부족해서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됐고요. 그래서 대체 공감이란 것이 무엇인지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채원연구소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제 명함에는 ‘세종과 더불어, 삶의 다름을 공감하고 행복을 향해 갑니다[共享 co-happiness]’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습니다. ‘공향共享’이란 세종실록에서 발견한 단어입니다. 국적·성별·나이 등으로 가르지 않고 좋은 것을 함께 누린다는 뜻이예요. 제 멘토이자 친구인 세종 이도씨의 공향과 제가 추구해온 공감이 닮은 것 같아서, 제가 늘 품는 문구입니다.

오채원연구소공감의 주요 사업 분야는 인문콘텐츠의 기획·개발·교육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논어·장자와 같은 동양의 고전을 기반으로 하여, 사람을 성장시키는 콘텐츠를 다룹니다. 쉽고 친근한 인문학으로 대중의 인문 역량을 길러주고자 합니다. 

또한 인문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브랜딩도 하고 있습니다. 제품이나 회사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철학을 정립하여 가치를 높여주는 일이지요. 갤러리 관장, 브랜드 디자이너, 문화기획자, 영상 제작자, 출판사 등 콘텐츠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는 분들과 협업하고 있고, 재미있는 일에 늘 열려 있습니다. 인간을 그리고 우리 사회를 보다 널리 이롭게 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세종 이도씨를 멘토이자 친구 삼아 연구하고 강의하는 오채원대표 [사진출처=오채원연구소공감]
세종 이도씨를 멘토이자 친구 삼아 연구하고 강의하는 오채원대표 [사진출처=오채원연구소공감]

Q. 강사로서의 신념과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강의를 시작한 지 몇 년 지났을 때, 종교에 귀의하신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채원이 네가 하고 있는 강사라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야. 세상에는 영혼이 배고픈 사람들이 참 많아. 너는 그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주는 일을 하는 무척 중요한 사람이다. 그러니 너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라.” 

제 사무실 창가에는 ‘悅硏齋’라고 새겨진 원목 서각이 놓여 있습니다. 박사과정 선배님이 사무실 당호(집 이름)를 선사하며 서각까지 제작해주셨는데요. 기쁠 열悅 + 연구할 연硏 + 집 재齋. ‘학문의 즐거움을 얻어 더욱 정진하면, 앞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주역』의 ‘能說諸心 能研諸侯之慮’ 구절에서 따왔다고 하십니다. 사람들의 영혼을 채워주기 위해 무거운 지식을 이고 지고 살아야 하는 지식노동자의 숙명을 기쁘게 받아들여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Q. 강사로서의 비전과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흔히들 인문학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어렵거나 딱딱하다며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人聞學-사람의 존재를 경청하는 태도를 갖고, 人問學-사람에 대한 따뜻한 질문을 해야 하며, 그래서 人門學-인간다움을 갖추기 위한 출입문이 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중의 인문기초체력을 길러주기 위한 학교들을 준비해왔고, 그 본격적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선, 8/25에 개강한 [실록 읽어주는 학교]인데요. 세종실록 속 세종 이도씨의 리더십을 다섯 개의 키워드로 읽어가는 5주 과정을 준비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동양 고전을 기본 텍스트로 하여, 우리의 가치를 올려주는 인문역량을 함양하는 교육 과정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가칭 [인생학교]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에세이 『안녕 아빠 – 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애도 일기』(학고재, 2020)를 출간한 바 있는데요. 부친을 보내드리며, ‘어떻게 해야 현재를 가치 있게 살고, 또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쓴 책입니다. 제 생전 장례식의 기획서를 작성해보기도 했고요. 이러한 경험과 고민을 녹여내어, 잘 살고 잘 죽는 법을 함께 소통하는 학교도 찬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을 만나는 오채원 대표 [사진출처=오채원연구소공감]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을 만나는 오채원 대표 [사진출처=오채원연구소공감]

Q. 오채원 대표님만의 탁월한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독립한 뒤로 정말 닥치는 대로 공부해왔던 것 같습니다. 카네기리더십, 비폭력대화, 코칭, 에니어그램과 같은 대인관계 스킬과 관련된 강좌를 수료했고요. 대학원 석사과정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박사과정에서는 철학을 전공한 학문적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과 논어·맹자·장자 등 동양고전의 강독도 몇 년간 이어갔고요.

이와 같이, 동서양을 아우르고, 또 과거와 현재도 함께 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추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지식을 뽐내거나 곰팡내 나는 공부가 아니라, 저도 살리고 남도 살리는 공부를 추구해왔습니다.

10여 년간 경희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강의해왔습니다. 이것은 단발성 강의가 아니라 장기간 다양한 커리큘럼을 소화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약 5년간 SBS라디오 ‘오채원의 청춘 공감’의 출연자였고, 또 현재는 스토리텔링 음악회의 사회자로서 대중과 만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실록 읽어주는 여자]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현재의 이슈와 유사한 과거 조선시대의 사례와 만나게 하여, 역사의 반복성과 변함없는 인간사 등을 드러내고, 어떤 시사점·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쓰고자 했습니다.

부천문화재단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서울문화재단 심의위원이며,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이 가능한 예술인이고, 갤러리온의 CCO이기도 합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읽기·쓰기·말하기의 종합 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고, 또 문화콘텐츠로 대중과 만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이룬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독립하고 15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이 장하고요. 2016년에 한국정신문화재단에서 주관한 ‘차세대 인문학자 논문 공모’에서 입상했습니다. 중국어 HSK 4급과 일본어 JLPT 2급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이 모두가 박사 과정 중에 잠을 쪼개고 쪼개가며 이룬 일이라 스스로가 대견합니다.

2020년에 출간한 『안녕 아빠 – 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애도 일기』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서가에 올랐고, 다수의 신문과 잡지 등에도 보도됐습니다. 여러 분들께서 제 책이 위로가 됐다는 말씀을 들려주셔서 감사했고요. 또 제 어머님께서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신 것은 물론이고, 돌아가신 아버님 영전에 이 책을 바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최근의 일들로는 이렇게 떠오르네요. 앞으로도 공감하고 소통하는 오채원 연구자이자 강사가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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