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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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윤성희 칼럼니스트] 2022년 9월, 방송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부르는 에미상에서 최초로 아시아 감독과 배우가 수상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 배우가 주인공이다. 미국 LA 시의회는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선포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뭘까? 돈과 사람에 대한 사회 풍자적 요소와 탄탄한 기획력, 전문가로 이루어진 제작팀, 넉넉한 재원, 참가자들의 몰입, 그리고 음악적 요소일 것이다. 이 중에서 OST와 관련된 음악 이야기를 해보자. 가장 기억에 남는 OST라면, 나는 리코더 소리가 인상적인 ‘Way Back Then’을 뽑을 것이다.

리코더 소리를 들으니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의 음악 시간이, 왁자지껄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생각났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리다. 드라마 한 편을 보면서 예전 추억이 떠오르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추억을 떠오르게 만든 리코더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리코더는 역사상 유서 깊은 악기다. 발견된 관악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이 상아와 뼈로 만들어진 피리인데, 관악기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지금의 리코더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은 14세기 르네상스 시대다. 처음엔 3, 4개의 구멍으로 연주하다가 8개의 구멍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부르는 악기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중세시대에는 오페라, 협주곡 등에 활용되는 악기였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 상류층을 그린 회화 작품에서 리코더를 연주하는 모습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19세기로 들어서면서 리코더의 자리를 플롯, 오보에, 클라리넷에게 내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리코더의 존재를 점차 잊었다.

나에게 리코더는 처음 음악 학원에 가고 싶었던 이유였다. ‘학교 종이 땡땡땡~’을 리코더로 부르는 음악 시간에 그 음색에 매료되어 종일 불렀다. 입술이 부르텄을 정도였다. 우스갯소리이지만 내 입술이 어른이 되어서도 두꺼운 이유가 그 시절 리코더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이 30대의 끝자락에 서보니 추억 하나가 소중하다. 싸이월드 복구 소식을 듣고는 바로 접속해서 사진과 영상을 보며 과거의 음악 활동들을 살펴보았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버스킹 연주했던 모습도,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연주회를 가졌던 모습도 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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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처럼 친숙한 악기가 있을까? 사치스럽거나 화려하지 않은 크기에 울림은 소박하면서도 부드럽고 은은하다. 어떨 때는 경쾌하고, 어느 순간에는 구슬프고 애처롭게 들리기도 한다. 매력적인 악기다. 비발디의 리코더 협주곡 RV.443을 들어보면 희노애락의 감정이 잘 느껴진다.

시간이 된다면 창고 속 리코더를 꺼내 잠시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오징어 게임 OST나 초등학교 시절의 동요를 연주해 보는 것도 좋겠다.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리코더를 불던 어릴 적의 추억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현실주의자가 되어가는 나에게 어린 시절의 꿈과 이상을 다시 찾아 줄 것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성희 칼럼니스트는 인문학 강사이자 자동차, 모빌리티 전문가로서 활동 중이다. 국민대학교 대학원 기계학 석사, 온석대학원대학교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영업인협동조합(KADCA) 위원 및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직무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시도청과 기관에서 인문학 강사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당신이 영화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셀프코칭,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관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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