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고 미워했던 내 안의 집착들에 대하여

[사진출처=JTBC Drama(유튜브)]
[사진출처=JTBC Drama(유튜브)]

[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경우의 수〉 등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배우 백수민. 온 이십 대를 배우 백수민과 인간 백수민 사이에서 방황하며 보낸, 그 어디서도 공개된 적 없는 그녀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가 이 책 <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를 통해 펼쳐진다.

‘불안’은 그녀의 이십 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이 책에서 그에 관한 6가지 주제로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밑거름이 되었던 지난 이십 대의 10년을 되짚는다.

감정을 다스리고 솔직하게 표현하기 위해 마셨던 ‘술’,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마다 피웠던 ‘담배’,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메꾸려고 먹었던 ‘음식’, 행복을 비교하고 가치를 매기는 기준으로 삼았던 ‘돈’, 외로움과 역할에 대한 강박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관계’, 틀 안에 밀어 넣으며 그럴 듯한 모습으로 있어왔던 ‘나’. 불안할수록 이것들에 집착하는 그녀의 모습과, 아이러니하게도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스스로를 갉아먹고 해쳤던 모순된 상황들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이 책을 통해 그녀는 이십 대를 지나온, 또는 지나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고민과 방황의 흔적들을 꾸밈없이 내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속내도, 숨기고 싶은 흑역사도, 감추고 싶은 비밀조차 숨기지 않고 모두 드러낸다. “위로와 토닥임을 넘어 동행자가 되어준다”라는 배우 안은진의 감상처럼 불안 속을 거닐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이다.

“나를 갉아먹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 왔다. 삶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랑하려는 가장 진실한 태도”

백수민 작가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다니고 배우를 하겠다는 다짐 하나로 명문대학교를 중퇴했다. 정형화된 생활들을 보내다가 배우로 활동하면서부터 불규칙적인 스케줄에 대비할 수 있는 일상들을 꾸려나갔다. 언제든 배우로서 일할 수 있도록, 동시에 일하지 않는 시간을 채우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고, 작가, 제작자, 독립 출판사 대표, 마케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남들과 다른, 자신이 선택한 ‘배우’라는 삶을 책임지기 위해 매일 해야 할 일을 만들어내고, 쉬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렇게 ‘잘 살고 있다’고 나름대로 자부하던 와중, 코로나로 인해 1주일간 강제로 휴식 시간을 갖게 되면서 이 생각은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정해지지 않은 나날들에 짙게 깔린 불안과, 그 불안을 견디기 위해 집착했던 것들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 애연가, 섭식장애, 잦은 가벼운 만남과 이별, 역할에 대한 강박, 지독한 외로움과 공허함…. 그녀를 둘러싼 불안들은 몸과 마음, 그리고 일상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자신의 불안정한 감정들을 풀어내다 한계를 경험한 그녀는 결심했다.

“나를 갉아먹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일례로 술을 끊기 위해 기록을 하기 시작했고, 금연을 위해 클리닉을 다녔으며, 굶거나 음식을 과하게 먹지 않기 위해 적당히 먹는 법을 배웠다. 어떤 집착은 벗어났고, 어떤 집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집착하는 마음을 비워내는 과정은 꽤나 길었지만, 생각보다 그것들이 없음에도 제법 괜찮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진출처=텍스트칼로리]
[사진출처=텍스트칼로리]

<백수민 영화배우 프로필 / 작품활동>

저자 저자 백수민은 1993년(나이 30세) 출생. 지난날들을 잊고 싶지 않아서, 앞으로의 날들을 잘 살아보고 싶어서, 지금을 글로 남기는 일을 좋아한다. 같은 이유로 연기, 그림, 사진, 술, 그리고 제 나이 서른을 좋아한다. 저서로는 독립 출판물 《신인일기》와 《DAYDREAM》이 있다. 최근 저서로는 《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 애정하고 미워했던 내 안의 집착들에 대하여(텍스트칼로리, 2022.09.2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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