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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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오명호 칼럼니스트] 거절하는 고객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영업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다. 그리고 그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느냐가 영업인의 성과를 좌우한다. 생각해보면 고객의 거절을 상대하는 일은 영업인의 숙명이다. 고객과 영업인은 이익과 손해 즉,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대표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거절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영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 고객의 거절을 기회로 만드는 3가지 인사이트를 소개한다.

① 거절을 거부의사로 받아들이지 말라.

협상가들은 사람의 의사표현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포지션(position)과 인터레스트(interest). 포지션은 겉으로 표현하는 ‘요구’사항이다. 흔히 ‘입장차이’라고 말할 때 ‘입장’이다. 인터레스트는 속에 있는 진짜 이유를 말한다. ‘욕구’라고 해석한다. 보통 ‘니즈(needs)’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그 둘이 다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인터레스트를 겉으로 말하지 않는다. 1970년대 후반 미국 하버드협상문제 연구소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연구한 결과 밝혀낸 사실이다.

그렇다면 ‘거절’은 어디에 해당될까? 포지션이다. 표면적 입장일 뿐이다. 예컨대 상품설명까지 잘 마친 보험영업 사원이 있다. 그런데 고객이 가입을 망설인다. 영업사원은 답답하기만 하다. 이때 영업사원이 해야 할 일은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인터레스트를 파악하는 일이다. “혹시 가입을 망설이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그럼 ‘생각했던 거 보험료가 비싸다’ ‘지인 중에 보험 설계사가 있다’ ‘좀 더 비교해보고 선택하고 싶다’ 등의 진짜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거절은 포지션일 뿐이다. 거절을 거부의사로 받아들이면 고객은 떠난다.

거절은 협상의 시작이다. 그리고 인터레스트를 찾아내는 것이 해법이다. 하지만 “계약을 망설이는 이유? 그거야 뻔 한 거 아니야, 굳이 고객에게 물어봐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영업인이 많다. 하지만 고객이 거절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내 입장에서 지레 짐작하는 건 오판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고객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안 든 질문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인간은 자신에게 의견을 물어주고,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② 고객과 논쟁하지 말라.

‘고객님 그건 잘못 알고 계신거고요.’ ‘고객님 그게 아니라요.’ 이렇게 고객의 생각을 비판하고 설득하려는 영업사원이 있다. 이런 경우 결과는 뻔하다. 영업인의 말이 맞아도 고객은 떠난다.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우리 사람들의 의사결정은 ‘이성’이 아니라 ‘정서’에 의해 내려진다는 게 심리학자들의 연구다. 말하자면 기분이나 감정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 때문에 고객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설령 그게 옳은 말이라도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결국 떠날 가능성이 높다. 굳이 과학까지 들먹일 필요 없다. 입장을 바꿔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물론 고객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고자 하는 의도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문제는 순서다. 거절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고객의 생각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게 먼저여야 한다. ‘아,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아, 고객님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망설이고 계시는 군요’라며 마음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 공감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뤄도 절대 안 늦다. 영업인이라면 고객과 논쟁해서 얻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③ 숨은 욕구를 터치하라

고객의 거절을 인정하고 존중했다면 그 다음 할 일은 ‘칭찬’이다. ‘고객님 대단히 의리 있는 분이시네요. 기존 거래처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감동입니다.’ ‘고객님 모르긴 몰라도 회사에서 엄청 인정받는 인재이실 거 같습니다. 매사에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결정하시는 걸 보면’... 전문 용어로 프레임을 바꾼다고 한다. 생각을 뒤집어보면 어떤 거절이든 칭찬할 거리가 있다. 당연히 즉흥적으로 나오긴 어렵다. 자신에게 맞는 화법을 미리 개발해 준비하자.

고객은 어떤 영업인에게 호감을 갖게 될까? 조건도 잘해주고, 전문성도 뛰어나고, 신뢰도 필요하지만, 그것들을 뛰어넘는 건 자신을 알아주는 영업사원이다. 협상 용어로 ‘숨은 욕구(hidden interest)’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 존중 받고 싶은 욕구, 가치 있는 사람이고 싶은 욕구 등과 같이 마음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욕구가 있다. 미국 와튼스쿨 최고의 인기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이란 자기 말에 귀 기울여주고, 가치를 인정해주고, 의견을 물어주는 사람에게 보답하기 마련입니다. 그게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본성이예요.”

칼럼니스트 프로필

오명호 칼럼니스트는 기업협상교육 전문회사 <열린협상연구소> 소장이다. 삼성그룹, 신세계, KCC, 한라, 동원, 아모레퍼시픽, 심텍, SK렌터카 등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협상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지자체인재개발원, 법무연수원 등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갈등관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협상의 한 수』와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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