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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한상형 칼럼니스트]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IQ가 높은 천재라고 해서 창의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팀은 IQ 115∼120이 가장 창조적 성과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창의성을 명확하게 검증하는 측정도구는 없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신뢰하는 창의성 측정 방법은 “당신은 창의적인 사람입니까?”라고 질문해보는 것이다. 이 질문에 스스로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창의적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창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창의성에는 자신감, 자기 믿음, 두둑한 배짱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떤 물음에 단 하나의 정답만을 고수하지 않는다.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기 때문에 다양한 답을 제시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로는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들 수 있다.

그는 현대 물리학에 한 획을 그은 뛰어난 과학자로, 새로운 원자 모형과 양자역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업적은 아인슈타인에 필적할 정도라고 한다. 그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물리학과를 다니던 시절, 교수는 학생들에게 ‘기압계를 사용해 고층 건물의 높이를 재는 방법을 적으시오.’라는 문제를 냈다. 높이에 따라 기압은 변한다. 이런 현상을 참고해서 건물의 높이를 계산하라는 것이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안을 놓고 교수와 닐스 보어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보어가 제출한 답이 교수의 예상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닐스 보어의 답은 이랬다. “건물 옥상에 올라가 기압계에 줄을 매달아 아래로 늘어뜨린 뒤 줄의 길이를 재면 된다.”

그러나 기압계라는 측정도구를 활용해 건물의 높이를 구해야 하는 교수의 출제의도와는 거리가 먼 답이었다. 닐스 보어는 기압계를 측정도구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 줄이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하나의 추로 이용한 것이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교수가 보어에게 시간을 더 줄 테니 물리학 지식을 이용해 답을 써 보라고 말했다. 교수의 말을 듣자마자 보어는 곧바로 대답했다. “기압계를 가지고 옥상에 올라가 아래로 떨어뜨린 후 낙하시간을 잽니다. 그럼 건물의 높이는 ‘½×중력가속도×낙하시간²’이 됩니다.” 이 역시 교수가 생각한 정답은 아니었다. 그러나 충분히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답변이었기에 이 답안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수가 보어에게 이 문제에 대한 또 다른 방법은 없겠느냐고 질문하자 보어는 다양한 답안을 제시했다. ‘옥상에서 바닥까지 닿는 긴 줄에 기압계를 매달아 시계추처럼 움직이게 한 다음 그 주기를 측정하면 줄의 길이를 계산할 수 있다, 이등변삼각형의 닮음비를 이용한다’ 등 5가지의 독창적인 방법을 바로바로 이야기해 교수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보어 자신이 생각해볼 때 가장 명확한 답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바로 ‘기압계를 건물 관리인에게 선물로 주고 설계도를 얻는다’였다. 보어가 제시한 여러 가지 답들은 모두 기압계를 기압을 재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예상하는 틀에 박힌 정답, 하나같이 똑같은 답에서 벗어날 때 생각의 틀을 깨는 독창적인 답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만약 ‘과학적인 정답’이라는 미명 아래 천편일률적이고 획일화된 답을 요구하는 분위기였다면 닐스 보어와 같은 위대한 과학자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단 하나의 절대적인 정답이란 없다. 틀에서 벗어나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다.

 

한상형 칼럼니스트는 공군사관학교 전자공학 학사, 경희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공군사관학교 군사학 교수, 공군 리더십센터 리더십 강사, 창의력연구소 창의적人 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강사신문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늘 고정된 틀을 벗어난 발상의 전환으로 어려운 문제를 쉽게 접근하고 해결하는 스토리텔러다. 저서로는 <톡!톡!톡! 생각을 디자인하라>가 있으며, 공연활동으로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뮤지컬 콘서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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