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주미 칼럼니스트] 오래 전 함께 회사를 다녔던 한 지인은 결혼 직전까지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며 외모 관리에 힘썼지만, 결혼 후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남편과 주말마다 맛집을 찾아다니고 매끼 식사를 외식으로 때우면서 1년 만에 10킬로그램 이상 몸무게가 늘었다고 했다.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고 펑퍼짐한 옷을 입은 그녀는 더 이상 외모를 가꾸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결혼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이 되어 있었다.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낳으면 외모를 포기하고 살아도 괜찮은 걸까? 특히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여성들 중에는 ‘이제 특별히 잘 보일 사람도 없는데’, ‘애 키우느라 바쁜데’라며 외모 관리에 소홀한 경 우가 많다.

사람은 모두 같은 양의 시간을 살아가지만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몸과 마음이 늙는 속도가 다르다. 나는 컨설팅을 하며 “저는 이제 나이가 많아요”라고 말하는 25살 여성과, “이제야 진짜 나의 리즈 시절이 온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41살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 재미있게도 이 둘의 말은 얼굴과 몸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나타났다. 나는 그들을 통해 젊음은 나이와 상관없이 눈빛에서 느껴진다는 말을 깨달았다. 나이가 들어도 자신을 사랑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사람에게서는 긍정적 아우라와 지적인 세련미, 범접할 수 없는 우아함이 느껴진다.

여자가 자신의 외모를 느끼는 감정에 있어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사회 전반에 걸쳐 ‘나이 듦’을 부정하고 피하고 싶은 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만연해 있지만, 성숙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 새로이 얻게 되는 능력이나 안목, 우아함에 만족하고 더 큰 기쁨을 느낀다. 더불어 변해가는 얼굴과 몸을 제대로 파악해 그에 맞는 옷을 입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유지해 아름다움을 지켜나간다.

언제나 당당한 그녀들은 나이 들어가는 순간을 온전히 만끽하고 더 아름다워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나이 듦으로 생각할지, 아니면 점점 더 아름답고 성숙해지는 여정으로 생각할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앞서 말했듯 나는 20대 때 지독하리만큼 외모에 집착했지만 늘 자신감이 없었다. 그러나 결혼을 한 후 30대가 되고 외모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게 되자 내 모습에 자신감이 생겼고 실제로도 더 예뻐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언제나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30대 후반이 지난 지금도 “나의 리즈 시절은 항상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한다.

나는 20대 때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을 만큼 지금의 나에게 만족한다. 사실 그때는 풋풋했지만 모든 일에 서툴렀고 마음이 성숙하지도 않았으며 잘 어울리는 스타일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고, ‘어떻게 하면 때와 상황에 맞게 꾸밀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당신의 리즈 시절은 언제인가? 지금의 모습에 충분히 만족하는가? 20대를 떠나보낸 사람이라면 돌아올 수 없는 그때를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있는가? 30~40대 여성들이 자신의 20대 시절 사진을 SNS에 훈장처럼 올리는 일을 많이 보았는데, 과거에 얼마나 예뻤고 날씬 했는지는 지금의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시간이 갈수록 얼굴과 몸이 변하는 건 자연의 섭리이지만,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만드는 건 오직 내 행동과 태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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