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아이 언어능력』 저자 장재진 언어치료사 인터뷰

[한국강사신문 기성준 기자] ‘기적작가’ 기성준 기자의 32번째 인터뷰, 언어치료사 장재진 작가를 만났다. 장재진 작가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중 말이 늦은 자녀를 위해 언어치료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언어치료사가 되어 저술과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의 언어능력』, 『초등아이 언어능력』이 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의 언어능력』, 『초등아이 언어능력』 저자이자 다양한 현장에서 부모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언어치료사 장재진입니다. 제가 ‘아이의 언어 능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첫 시작은 저의 아이 때문이었습니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10개월 된 큰 아이의 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는 인공와우수술을 받았고 말을 듣고 배우는 재활 과정을 거쳤습니다.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은 없는지 찾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은 너무 어려웠고 인터넷 정보는 믿을만한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언어치료라는 생소한 학문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언어치료사가 되었습니다. 말은 조금 느렸지만 한글은 또래보다 빨랐던 첫째와 남다른 언어 감각에도 불구하고 읽고 쓰기는 상대적으로 더뎠던 둘째를 키웠던 경험은 아이의 언어 능력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언어치료사로서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많은 부모들과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언어와 소통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고민들은 진행 중입니다. 지금은 언어치료사로서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고 있으며 대학교에서 미래의 언어치료사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의 언어를 궁금해 하는 부모나 전문가들을 위한 강사이자 장애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언어치료사, 작가, 강사 이렇게 저를 소개할 수 있겠네요.

Q.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쓰신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언어치료를 하며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 부모님들이 십여 년 전의 저처럼 언어적 지식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도서를 추천해달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서점을 뒤졌지만 여전히 책은 전공서 아니면 “엄마가 이렇게 해라”고 하는 엄마의 언어에 초점이 맞추어 있었습니다. 『아이의 언어능력』은 0-7세 영유아기 엄마들에게 아이의 언어에 대한 전문 지식을 주는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초등아이 언어능력』에는 말이 늦은 아이부터 언어력이 타고난 아이까지,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우리 아이 언어능력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언어능력이란 그저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자존감, 표현력, 사회성, 지성, 인성 등 대부분 발달영역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역량입니다. 언어능력은 외부로부터의 언어 자극과 다양한 반복과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우리 아이의 언어 발달 수준, 그리고 연령별 언어 발달 사항 등을 반드시 알고 적절히 대응해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이의 언어능력』 강의를 다니며 오히려 초등입학을 앞둔 부모들에게 많은 질문을 들었습니다. 5세만 넘어도 읽기와 쓰기 문제를 궁금해 하며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초등아이들의 언어는 그 이전과는 다르게 읽기, 쓰기의 문제가 함께 발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초등을 준비하는 혹은 초등 시기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라는 언어 능력의 연결고리가 함께 성장해간다는 점을 강조하며 두 번째 책 『초등아이 언어능력』을 썼습니다. 『초등아이 언어능력』에는 초등 시기에 완성되어야할 종합언어능력을 다루었습니다. 초등학교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이 시기를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학습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시기는 다른 능력의 발달보다도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의 언어 영역의 발달을 빠짐없이 잘 챙겨서 좀 더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유리합니다.

뇌의 처리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많은 정보와 언어적 지식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언어적 과제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동시에 주어졌을 때도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말을 다 이해할 수 없듯이, 글자를 안다고 해서 책을 읽을 준비가 다 된 것은 아닙니다. 초등학교 시기의 언어 능력도 영유아기만큼이나 빠르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학습을 이야기하기 전에 언어 능력에 대한 제대로 된 체크가 필요합니다.

Q. 평소 강연 대상과 내용은 어떤 건가요?

아이의 언어를 궁금해 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와 아이들을 만나는 전문가들을 위한 강의가 가장 많습니다. 언어능력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소통 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기에 맞는 아이의 언어능력 키우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0-7세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위한 강의’는 영유아 부모들이나 관련 전문가들이 찾아옵니다. 영유아기는 무엇보다 또래의 언어를 정확하게 알고 그를 바탕으로 언어를 자극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의를 통해 아이에게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주어야 하는지, 무엇을 도와주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초등아이 언어능력에 관련된 강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언어치료사로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위해 꼭 알아야 할 각 영역별 언어 능력의 특징과 문제가 생기는 이유,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시기는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의 4가지 언어능력의 영역을 종합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통해 초등학교시기에 적합한 언어 능력에 대한 다양한 팁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강의는 초등입학 전부터 초등 고학년 사이의 부모님들과 전문가들이 찾아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Q. 자녀의 언어가 늦으면, 부모들이 걱정을 많이 할 것 같아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30개월 이전의 아이라면 단순하게 말이 늦는 아이인지, 아니면 언어 발달 전반이 늦는 아이인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말이 단순히 늦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표현 언어는 늦지만 이해 언어는 또래 수준입니다 그래서 소위 ‘말귀’를 잘 알아듣고 심부름도 잘 합니다. 놀이 수준도 또래와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기다려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말만 늦다고 치료실로 오는 아동들 중에 많은 경우에는 이해언어와 표현 언어가 모두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표현 언어가 나올 준비가 덜 된 것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언어적 자극 또는 언어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생깁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의 언어발달은 속도도 빠르고 양도 많아집니다. 같은 3살 아이가 1월에 쓰는 말과 12월에 하는 말은 완전히 다를 정도로 0-7세 아이들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언어능력의 급속 성장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의 언어를 정확히 알고 또래의 언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옆집 아이가 아니라 일반적인 아이 또래의 언어 발달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우리 아이 언어 수준에 맞는 적절한 언어 자극의 방법을 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언어치료실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상황들은 요구하기나 지시 따르기 등 아이가 어떻게 의사를 전달해야하는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하는가, 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만약 언어가 늦다면 집에서 일어나는 많은 상황들에서 부모가 어떻게 언어 자극을 주는가가 중요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언어 자극 방법 중 몇 가지를 소개드리면 음성놀이, 책, 노래, 그리고 단어 찾기 게임, 끝말잇기, 가족사진보고 설명하기, 그림 순서대로 배열하기, 일기 쓰기 등 아이의 연령이나 수준을 살펴보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고를 수 있습니다. 언어의 자극을 주는 모든 매체나 방법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나 관심이 있는 것으로 해야만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관심과 자극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작가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나 신념은 무엇인가요?

제가 강의와 언어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최고의 신념은 ‘믿어주는 만큼 성장한다’입니다. 부모이자 언어치료사로서 아이를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포기한다면 아이의 언어 발달의 기회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언어가 늦는 아이들은 부모가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아이의 언어 발달을 돕고, 언어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그를 더욱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허투루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저의 친구들 중에는 오래된 벗들이 많습니다.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람들의 관계를 믿을 때 훨씬 더 편안하고 든든한 관계로 이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만 믿어주는 만큼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도 믿어주는 만큼 성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평소 슬럼프는 언제 찾아오고 어떻게 탈출하시나요?

저는 슬럼프가 정말 바쁜 시기에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친구들이나 정말 제 편인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많이 해소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술이 아니라 ‘술자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예전 국문학을 전공했던 20대 시절처럼 소설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슬럼프를 해소합니다. 20여년도 더 된 대학 시절에 저는 한강 작가나 김영하 작가, 공선옥 작가의 소설을 즐겨 읽었습니다. 지금 읽어도 참 좋은 문학 작품들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요즘은 장강명 작가의 소설도 자주 읽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처럼 아이의 언어가 고민인 부모들과 아이들을 만나 언어치료사로서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도울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제가 아는 한 언어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아이의 언어 능력』과 『초등 아이 언어능력』에 대한 강의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언어가 조금 늦는 아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시연 강의나 소그룹 강의도 계속 이어갈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언어치료학과 아이들을 전문가로 키워내는 일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언어치료학과 아이들이 미래의 언어치료사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노력하겠습니다. 책을 펴내고 여러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있습니다. 강의를 통해 많은 부모님들도 만날 계획입니다. 언어가 조금 늦는 아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시연 강의나 소그룹 강의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세 번째 책을 제안 받았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아직 컨셉을 정확하게 잡지 못해서 내용을 미리 귀띔해드릴 수는 없지만 언어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지침서로 쓸 계획입니다. 그리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어릴 때야말로 가장 편견 없이 장애 아이들을 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화를 통해 아이들이 말이 늦고 발달이 늦은 친구들을 편견 없이 만나고 친구로 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의 아이도 말이 늦었고, 말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언어치료사가 되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아이의 언어에 대해 고민하고 때때로 혹시 늦지 않은지 걱정하고 계십니다. 부모가 아이의 언어에 대한 정확한 수준을 파악하고 아이의 언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언어치료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책과 강의가 언어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생각하고 계신 모든 부모님들께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의 언어가 한 단계 성장하는 뜻 깊은 한 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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