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10년 전 태어나지도 않은 첫 딸아이의 모습을 보겠다고 3D 초음파 기기로 구현한 영상 사진을 들고 기뻐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어쩌면 그리도 나를 꼭 빼어 닮았는지 보고 또 보며 감탄했던 그 시절.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변하지 않은 건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태어나지 않은 뱃속 첫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똑같지 않을까?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사진이 아닌 3D 제작물로 아이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하여 화제가 되었던 업체가 있다.

일본의 파소텍(PASOTEC)이라는 메디컬 엔지니어링 회사는 MRI 스캔 정보를 이용해서 태아의 모습을 9Cm 크기의 투명 재질에 넣어 뱃속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바로 3D 스캐닝과 프린팅 기술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출산을 앞둔 부모의 마음과 시간이 흐르면서 획기적으로 변해가는 테크놀로지가 만나 창조해낸 재미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이 회사는 의료 시술에 활용될 뼈나 장기 등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는 곳인데 아이의 모습은 의료적인 목적과 상관없이 부모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3D베이비스(3D Babies)라는 미국회사가 엄마 배 속의 아기를 그대로 인형으로 만드는 3D 프린팅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는데 아기의 피부톤 뿐만 아니라 아기의 실제 사이즈부터 절반, 미니 사이즈 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니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건 인간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몇 년 전 극장가에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원리는 간단했다. 물을 음식으로 바꾸는 슈퍼 음식 복제기를 발명하여 실험하는 도중에 이 기계가 하늘로 날아가 음식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최근 카트리지에 잉크대신 영양 파우더와 기본적인 분말재료를 넣어 레시피에 명시된 음식을 프린팅 하는 기계가 발명되어 상용화되었다고 한다. 물을 음식으로 바꾸는 슈퍼 음식 복제기 정도는 아니지만 자동으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기계가 등장한 셈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봐왔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요리사와 관련된 직업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NASA에서 투자하여 발명된 이 기계는 미국 SMRC라는 회사에서 만든 “3D 음식 프린터기”로 음식 파우더 카트리지를 장착해 식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우주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비행사들을 위해 각종 영양소들이 골고루 배합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 제조 기계를 만든 것이다. 카트리지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물이 단순한 파우더 형태로 담겨져 있고, 교환이 가능하다고 하니 애니메이션에 나온 수퍼 음식 복제기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든다. 현재 피자, 초콜릿, 비스킷 등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3D 프린팅 기술이 우리의 식생활에도 일대 변화를 가져 올 것 같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다연, 2014)』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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