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사랑’이 무엇인가. ‘사’심 가득한 남녀가 ‘랑’데부 하는 것.

얼마 전 아침, 우연히 날아온 카톡 하나, 일상에서 몇 번 만났던 지인인데, 안부와 함께 새로운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그런데 책 제목이 재미있다. ‘명언, 그거 다 뻥이야, 내가 겪어보기 전까지는’

‘뻥’이 들어가서 그런지 급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니 뻥이 난무하는 시대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선 글의 제목인 카피가 눈에 확 들어온다. 서두의 ‘사랑’도 그 중 하나이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맞아 맞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공감의 물결이 이는 책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말도 내 삶과 떨어져 있으면 빛 좋은 개살구, 그림의 떡,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다. 수많은 명언중 하나라도 내 것이 되게 하는 것은 순전히 내 몫이니 어쩌면 화두 하나 던져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삶에 녹아들지 않으면, 겪어서 내 것으로 하지 않으면 어떤 말도 다 뻥이라는 그의 말은 그대로 맞다. 하지만 누구를 속이거나 나쁜 짓 하는 게 아니라면 때로는 뻥도 치면서 살아보면 어떨까. 기죽지 말고 뻥 한 번 쳐보는 것이다. 기개 한 번 높여보자는 것이다. 세상을 너무 조심조심 살다보면 늘 긴장과 초조 속에 온전한 자유를 누리기 어렵기에.

실제 삶을 살다보면 어찌 내 마음처럼 된 적이 그리 많던가. 인생은 늘 부딪히며 살아가는 것, 어떤 정답도 없다. 그냥 겪어가는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불어오는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마주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뻥은 즐겁고 유쾌한 것이다. 뻥은 나의 막힌 곳을 뚫어지고 얹힌 것을 속 시원하게 내려가게 한다.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며 온갖 악행을 마다않는 자들도 떵떵거리며 사는데 뻥 한 번 치는 게 뭐가 대수인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뻥을 치면 사기꾼이지만 긴장을 풀어주고 삶에 재미를 주기 위해 하는 뻥은 널리 권장 할만하다. 거기에 자유와 해방이 있고,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옆집 할아버지가 우리들을 모아놓고 뻥을 쳤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엔 귀를 쫑긋 세우고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웠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뻥이었던 것, 그렇다고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냥 그 할아버지는 뻥쟁이였다고 웃어넘기면 그만이었다. 오히려 우리를 재미있게 해준 할아버지의 진한 사랑이 느껴졌다.

정말이지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어떤 삶을 살아왔든 해가 가기 전에 뻥 한 번 쳐보자. 까짓것!

‘나 올해 멋지게 살았거든. 정말 잘 살았어,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아! 으하하~’

※ 출처 : 교차로 신문 ‘아름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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