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신동국 칼럼니스트] 얼마 전 우연히 스포츠 뉴스를 보는데 눈에 확 띄는 장면이 있었다. 기자가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에게 물었다.

“최근 팀의 승승장구 비결을 한마디로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돌파 전략으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활용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네, 저는 선수들에게 수차례 질문을 던져서 답변을 유도했습니다.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깨우치는 과정을 통해 투쟁심과 긴장감을 고취시켰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가 사용한 산파술이 시대를 뛰어넘는 최고의 강의 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도대체 어떤 비결이 담겨 있기에 황선홍 감독도 즐겨 쓰고 있을까?

산파는 아이를 직접 낳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산파는 출산 현장에서 철저히 보조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승이 제자들에게 답을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산파술의 핵심이다. 소크라테스는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을 제자들에게 계속 던짐으로써 제자들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러한 기법을 산파에 비유하여 산파술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새로운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꺼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 시대 최고의 강의 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강의 기법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청중이 강의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청중이 대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둘째, 청중 스스로 생각하고 깨우치도록 한다. 일방적인 전달식으로 쏟아 붓는 강의가 아니라, 문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셋째, 질문에 답을 하면 할수록 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넷째, 청중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단순히 전해들은 지식은 쉽게 잊어버린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깨우치면 쉽게 잊지 않는다.

실제로 강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강의가 일방 전달식의 강의다. 강사가 중심이 되어 일방적으로 쏟아 붓는 일방 전달식의 교육은 집중력도 떨어지고 청중의 이해도도 낮다. 그러나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하면 청중은 훨씬 더 집중하고 이해도도 높다. 따라서 ‘질의응답을 통한 상호작용’은 한마디로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강의 기법이다. 이제 강의에서 청중과의 질의응답을 통한 상호작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질의응답을 통한 상호작용이 좋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질문을 던져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청중과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지 그 요령을 제대로 알고 구사해야 한다. 강사가 청중에게 ‘질문을 할 때’는 다음의 중요한 포인트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강사의 질문에 대해 청중이 답변을 하면, 반드시 그 말을 요약해주어야 한다. 청중은 강사만 들을 수 있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뒤쪽에 앉은 청중은 잘 안 들리거나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청중이 모두 알아들을 수 있도록 다시 요약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반복 요약을 하고 나면 반드시 칭찬을 곁들인다. “핵심을 꿰뚫는 훌륭한 답변입니다”라는 말에 청중은 기분이 좋아진다. 강사로서는 적극적인 우군이 될 수 있다. 칭찬하기가 마땅치 않으면 박수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질의응답 요령은 이처럼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 90% 이상의 강사들이 반복 요약이나 칭찬을 안 한다. 반복 요약과 칭찬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잊지 말자.

반대로 청중에게서 ‘질문을 받았을 때’의 중요한 포인트도 있다.

첫째, 질문을 받고 나면 반드시 그 질문에 대해 반복 요약 및 칭찬을 한다. 질문의 요지를 정리하는 한편 질문을 한 청중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과정이다. 강사는 항상 청중의 말을 듣고 나면 반복 요약과 칭찬을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 강사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 나서 반드시 답변이 충분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질문에 대해 충분한 답변이 됐습니까?”라고. 이때 상대방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포인트 몇 개만 잘 활용해 도 ‘아, 그 강사 참 전문가답네’하는 칭찬을 듣게 된다. 요령으로만 익힐 것이 아니라 완전히 몸에 배도록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 출처 : <하고 싶다 명강의 되고 싶다 명강사(끌리는책, 2016)>

 

신동국 칼럼니스트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제철에서 인력관리부장, 국책연구기관의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고려대 명강사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상명대 명강사양성과정 지도교수를 거쳐 현재 뉴패러다임센터 대표, 강사양성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 명강사 경진대회에서 1등을 수상했으며, 이후 1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는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고 싶다 명강의 되고 싶다 명강사(끌리는책, 2016)>가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