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칼럼니스트] 건망증이 심각한 아내와 함께 집을 나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내가 소리를 지른다. “어머! 전기다리미 안 끄고 온 것 같아요!” 급하게 집에 되돌아 가 봤지만 전기다리미는 꺼져 있었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집을 나와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고 있는데 오늘도 역시 아내가 소리를 지른다. “어머! 전기다리미 안 끄고 온 것 같아요!” 그러자 남편은 갑자기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트렁크를 열었다. 그리고 남편이 하는 말. “자. 여기 있다. 전기다리미!”

우리가 다림질을 할 때 옷을 잘 태우는 이유는 갑자기 전화가 오거나 TV를 보다가 한눈을 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림질은 잘 되면서도 옷을 태우지 않는 다리미는 없을까? 이런 창의적인 생각에서 만들어진 전기다리미가 바로 ‘올리소 다리미’다. 올리소(Oliso)는 미국에 있는 생활가전 업체다. 올리소 다리미는 출시되자마자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 반열에 올랐다. 다림질을 하다가 손을 떼면 다리미 밑판 앞뒤에 숨어있던 다리가 쏙 하고 튀어나와 다림질하는 옷과 다리미 밑판 사이가 벌어지는 간단한 원리였다. 다시 손으로 다리미의 손잡이를 잡으면 앞뒤의 다리가 다리미 밑판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단순한 아이디어를 사람들은 왜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사람들이 가진 다리미에 대한 변하지 않는 틀이 있었기 때문이다. ‘옷을 다림질하려면 뜨거운 온도를 가진 다리미가 필요하다.’ ‘옷이 타지 않는 다리미는 뜨겁지 않아야 한다.’ 이런 상반된 상황인식 때문에 옷을 태우지 않는 다리미가 탄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리소는 다리미에 대한 틀을 바꿔 이렇게 생각했다. ‘사람들이 잠시 한눈을 팔 때라도 다리미가 옷이 타지 않을 만큼의 간격만 유지하면 문제가 없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옷을 태우지 않는 전기다리미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처럼 창의적인 조직은 사람들의 생각을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어 창의적인 인재로 키워준다. ‘이건 너무 이상한 아이디어다, 이건 절대 풀리지 않는 문제다.’라는 틀에서 벗어날 때 창의적인 사람, 창의적인 조직, 창의적인 국가가 이루어진다.

지금은 디지털 혁명시대에서 스마트시대로의 전환기에 있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전략과 방식이 필요하다. 루이스 캐럴의 저서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같은 장소에 있으려면 네가 달릴 수 있는 만큼 힘껏 계속 달려야 한단다. 다른 데 가고 싶다면 최소한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주도적이 되는 열쇠는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창의성을 미래에 최고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다. 1960년대까지는 창업자형, 1970년대와 1980년대는 관리형, 1998년부터 2008년까지는 구조조정형 최고경영자가 요구된 시대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창조형 최고경영자가 요구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내다보았다.

지금은 창의성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기업, 관공서, 군대까지도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는 데 여념이 없다. 기업들도 창의적인 인재 발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삼성도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창의성 면접까지 시행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창의성을 기업경쟁력으로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다.

미국의 사회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창의적인 계층이 새로운 주류세력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미래 사회의 핵심 가치는 ‘다양성, 개방성, 혁신성’이라고 강조했으며, 21세기는 창의적 공간의 시대라고 말했다. 오늘날은 전문가들끼리 모여 교감하고, 아이디어를 조합해 공유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시대가 될 것이라 예견했다. 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도 이제 곧 도시는 연구기관과 첨단기술 기업 등 창조그룹이 자리를 잡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창조그룹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이나 조직 모두 창의성을 갖추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다.

 

한상형 칼럼니스트는 공군사관학교 전자공학 학사, 경희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공군사관학교 군사학 교수, 공군 리더십센터 리더십 강사, 창의력연구소 창의적人 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강사신문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늘 고정된 틀을 벗어난 발상의 전환으로 어려운 문제를 쉽게 접근하고 해결하는 스토리텔러다. 저서로는 <톡!톡!톡! 생각을 디자인하라>가 있으며, 공연활동으로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뮤지컬 콘서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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