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환경 분야의 최고의 고전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국내·외 소도시를 돌며 유럽과 한국의 근·현대를 넘나든 박사들의 여행과 수다를 되짚어보는 잡학투어 tvN 알쓸신잡3가 종영됐다. 유희열, 유시민, 김영하, 김상욱, 김진애 잡학박사는 시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를 각각 소개했다.

유시민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코리브르, 2011)』(개정판)을 추천했다. 유시민은 “최근에 플라스틱으로 배가 가득 채워진 고래를 보고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을 추천하게 됐다”며 “이 책은 환경이라는 말이 낯설고 모두 과학 기술에 대한 맹신을 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 개인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어요. 그리고 에세이를 어떻게 쓰는지 보여주는 위대한 책입니다”라고 말했다.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집필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1958년 1월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허킨스라는 친구로부터 받은 편지 한 통으로 말미암는다. 편지의 내용은 정부 소속 비행기가 모기를 방제하기 위해 숲속에 DDT를 살포했는데 그 때문에 자신이 기르던 많은 새들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친구는 DDT를 사용한 당국에 항의했으나, 당국은 DDT가 무해하다며 항의를 묵살했다. 이에 친구는 항의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고 그 사본을 카슨에게 보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카슨은 그동안 많은 조사와 연구를 펼쳤음에도 중단하고 있던 살충제 사용의 실태와 그 위험성을 알리는 책을 저술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1958년부터 1962년까지 4년여 동안 『침묵의 봄』을 위한 자료조사와 집필활동에 전념했다.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촉발시켰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1969년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암연구소는 DDT의 암 유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각 주들의 DDT 사용 금지를 이끌었다. 그리고 『침묵의 봄』을 읽은 한 상원의원은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했으며, 이를 계기로 지구의 날(4월 22일)이 제정되었다.

미국의 전 부통리 앨 고어는 이 책 『침묵의 봄』이 출간된 날이 바로 현대 환경운동이 시작된 날이라고 말하였으며,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은 “서구 환경의 역사에서 이 책의 출간은 환경을 이슈로 전폭적인 사회운동을 촉발시킨 결정타로 평가된다”고 했다.

이 책 『침묵의 봄』을 통해 최초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준 레이첼 카슨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혔다. 그러나 처음 그녀에 대한 언론과 화학업계의 깎아내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농약제조업체들은 살충제가 인간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미국의 농업에 별다른 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레이첼 카슨의 잘못된 주장이 문명을 중세 암흑 시대로 되돌려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널리스트와 평론가들은 카슨을 “감정에 호소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히스테릭한 여성”이며 지나치게 섬세한 본성의 소유자이고 그녀가 쓴 책은 “자신이 저주하는 살충제보다 더 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962년 9월 27일 출간된 이 책은 국민적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출간 전 이미 4만 부가 선계약되었다. 그리고 그해 10월에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가을에만 60만 부가 팔리는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 『침묵의 봄』은 그 뒤 ‘세계를 대표하는 100인의 석학들이 뽑은 20세기를 움직인 10권’ 중 4위에 선정되었으며, 미국 랜덤하우스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논픽션’ 중 5위에 선정되는 등 그 진가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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