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늘 그렇듯이 한해가 시작되는 새해 무렵에는 모두들 부푼 가슴을 안고 거창한 한해 설계를 한다. 새로운 변화, 새로운 출발을 향한 계획은 꼭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제발 너무 중장기 계획처럼 긴 한해 설계는 하지 않도록 하자. 중장기 계획은 언제나 무리수가 뒤따르고 욕심만 앞서게 된다. 그러다 보니 두루뭉술, 허허실실 뜬구름 잡는 계획만 남발한다. 당장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고 한 달, 아니 적게는 하루를 사는 것에도 무수한 변수가 존재하거늘 과연 중장기 계획이 형식이상의 큰 의미를 던져줄 수 있을까?

중장기 계획보다는 단기 계획, 단타계획을 세워보자. 하루 계획, 주간 계획, 월간계획 등등 좀 길어진다면 분기계획정도가 어떨까 싶다. 우리가 연초에 누구를 만나 약속을 할 때 “올해 가기 전에 한번 보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 말은 신뢰감이 없다. “우리 언제 한번 밥 먹자”라는 말도 계획성이 모호한 말이다. “다음주 목요일에 만나자” 이렇게 해야 신뢰감이 있다. 이렇듯 중장기 계획보다 단기 계획에 더 믿음이 간다.

정부나 기업도 연초에 각종 계획과 설계에 분주하다. 중장기 청사진을 그럴싸하게 제시한다. 그러면 뭐하나, 그저 계획뿐인걸. 중장기 계획 세워놓고 큰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매년마다, 각종 이슈가 있을 때마다 수정보완을 하지 않던가? 따라서 중장기 계획은 큰 그림으로서 가치가 있을 뿐 실행 논리로서는 그다지 추진체가 되지 못한다.

결국 계획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알차게 단타를 쳐야한다. 홈런을 치겠다는 것보다는 안타를 자주 쳐서 진루를 잘해야 팬들이 더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은 기필고 뭘 해야지!’하는 계획부터 ‘이번 주에는 꼭 이 책을 읽어야지!’, ‘이번 달에는 꼭 누구를 만나야지!’라는 단기 계획을 실행 패키지 상품으로 만들어 움직여 보자.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있을 것이다.

재테크도 그렇다. 5년 적금 상품을 드는 사이 펀드 수익이 잘 될 때는 5년 정기 적금 금리를 한해에 달성할 수 있다. 5년 후, 10년 후 내 집 마련 계획은 또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다. 그사이에 부동산이 폭락하면 그 금전적, 정신적 손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중장기 계획은 지키지 못할 경우에도 패널티가 없다는 것이 맹점이어서 계획대로 실행해 내기란 거의 어렵다. 5년 후 그 계획을 달성을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묻는다던지 심지어 자격이 소멸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해의 시작점에 대단한 계획을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살다가 또 해가 넘어갈 때 다시 걸죽한 계획을 하고 또 해를 넘기며 아쉬워하는 악순환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저 단기에 충실하며 살자. 장기적으로는 6개월을 넘지 않은 계획이 제일 무난하다고 한다. 더 짧은 순간순간 초단타도 좋다. 매월 일정한 월급을 꼬박 받는 게 낫고 어떤 때는 하루하루 일수 찍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계단의 끝을 보지 말고 눈앞의 한 계단만을 보고 차곡차곡 올라가야 한다.

우리의 자기계발도 거창한 자기계발도 좋지만 순간순간 주어지는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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