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배정인 기자] 유치원을 일찍 들어가고, 학교를 한해 일찍 들어간 나는 아버지의 특별 관리를 받았다.

첫째 아이에게는 유독 불안과 관심이 더 많다는 것을 엄마가 된 지금, 그 아버지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는 연필 잡는 법부터 시작해서, 받아쓰기, 평소의 필체까지 엄하게 가르치셨다. 덕분에 나는 상황에 맞게 다양한 필체로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첫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받아쓰기 시험 대비를 하게 되면서 글씨를 잘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번 설명해서 끝나는 일도 아니고, 긴 시간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차종안의 저서 <손글씨 15일 완성 : 십대부터 성인까지 손글씨 완전 정복, 반듯하고 멋진>을 보니 내게도, 내 아이에게도 이 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을 읽고 의미하는 것들을 파악할 수 있는 나이니, 엄마와 말씨름을 하지 않고도 책과 씨름하며 글씨를 더 잘 쓸 방법을 아이가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이다.

훈련하고 베껴 쓰는 것 이상으로 이 책은 글씨 쓰기에 대한 원리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글 맵시까지 생각하는 안목을 길러주기도 하고, 독자들을 위해 특수 제본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한 번 더 놀랐다.

방학이라 딱 적기에 이 책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매일 한두 장씩 <손글씨 15일 완성> 책을 가지고 글쓰기 연습을 한다. 한자를 배우고 나서 한글을 배워서 그런지 첫째는 필압 조절하는 부분과 손을 고정하고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파악하지 못 해서 한 줄을 쓰면 점점 글씨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조금씩 여유를 갖고 연습하다 보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지.

성인이 되어 새삼 내게 글씨를 가르쳐주신 아버지께 감사한 것처럼, 우리 아이는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을 떠올리며 감사하지 않을까.

 

저자 차종안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5세 때부터 한자와 글씨를 배웠다. 글씨 쓰는 일을 하는 필경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도 손글씨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배워 온 손글씨가 업무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에 보람을 느꼈고, 컴퓨터의 발달로 손글씨를 쓰지 않게 된 오늘날 그 근본을 잃어 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아름다운 손글씨를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어 강사, 한자 사범·지도사 특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악필교정을 지도하며 한국재경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2016년 ‘월간 서예’에서 주관하는 제29회 서예대전 한자 부문에 입선하는 등 필경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글씨 연습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손글씨 15일 완성>, <차종안의 한글 볼펜글씨 쓰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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