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코치연구소 윤영돈 코치의 글쓰기 신공 이야기

[한국강사신문 윤영돈 칼럼니스트] 김훈 작가에게 글쓰기는 곡괭이다. “나는 내 작업실을 항상 막장이라고 생각해요. 곡괭이로 의미의 벽을 찍어서 하나씩 캐내는 것이죠. 그 채벽의 의미를 내 생애를 통해서 실천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글을 쓰러 갈 때 혼자서 여행을 간다. 사전과 연필, 원고지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그는 원고지에 글을 쓸 때 펜이 아닌 연필을 이용하는데,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연필로 글을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 느낌 없이는 한 줄도 쓰지 못한다.”, “나는 연필로 글을 쓴다. 연필이 아니면 한 자도 쓸 수가 없다. 지우개가 없으면 한 자도 쓸 수가 없다. 나는 반드시 지우고 다시 쓰기 때문이다. … 그래서 내 책상 위에는 저녁마다 지우개 가루가 눈처럼 쌓이고 두어 장의 원고가 늘어난다. 인생은 고해인 것이다.”

여러분에게 글쓰기는 무엇인가? 개념을 정리해보자. 글쓰기에서 도구는 단순한 필기구 이상의 것이다. 생산 수단이자 무기이며, 때로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어떤 필기구를 집느냐에 따라 문장이, 나아가 문장 안에 담긴 작가의 사상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니체는 타자기를 이용했고, 김남조 시인은 원고지 옆에 가지런히 둔 사인펜을 고집하고, 고은 시인은 볼펜을 50년 가까이 애용한다. 여러분만의 필기구가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최후의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페르케(perche)”라고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 말을 중얼거리면서 작업이나 일에 몰두하였을까? 그 말의 뜻은 이탈리아어로 ‘왜’라는 뜻이다. 그것은 자기를 성찰하고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가 평생에 가장 많이 한 말이 “페르케”였고, 그 질문의 힘이 그를 르네상스를 이끄는 화가이자 조각가로 만들었다.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다빈치의 말이다.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why’라는 의문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먼저 명확한 개념을 잡아야 한다. 용어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글쓰기가 달라진다. 개념적 정의란 어떤 개념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정의를 내린 것이다. 반면에 조작적 정의는 특정한 문서에서의 개념을 기획 목적에 부합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작성자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규정한 개념적 정의에 부합하는 근거를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콘셉트(concept)’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을 말한다.

필자는 개념을 명확하게 잡기 위해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 방법을 자주 쓴다. 워드 클라우드란 한마디로 ‘핵심 단어를 시각화하는 기법’이다. 문서의 키워드, 개념 등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 단어를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많이 언급될수록 단어를 크게 표현해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기법 등이다. 주로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다루는 빅데이터 를 분석할 때 데이터의 특징을 도출하기 위해 활용한다. 콘셉트를 잡기 전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상사, 동료, 부하 직원, 고객 등 누구든지 상대방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한다. 나중에 상세한 부분을 고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콘셉트가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많은 글쓰기 초보들은 상세한 내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내용부터 상세하게 작성할 가능성이 많다. 준비된 분량이 많을수록 전체적인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요점들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콘셉트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린 것을 ‘콘셉트맵(concept-map)’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책 마케팅 전략에 대한 콘셉트맵을 그린다고 하자. 마케팅믹스(Marketing Mix)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마케팅 목표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분야별 방법들을 균형 있게 디자인하는 일을 말한다. 4P전략은 보통 상품 전략을 의미하는 프로덕트(Product), 가격 전략을 뜻하는 프라이스(Price), 유통 전략을 나타내는 플레이스(Place), 광고 및 판촉 등의 전략을 포함하는 프로모션(Promotion)의 4P 축을 기본으로 기획을 한다.

한마디로 비즈니스문서의 개략을 미리 정리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콘셉트맵을 잡는 것이 따분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일이 아니더라도 먼저 명확하게 그려야 한다. 콘셉트맵이란 기획의 나아갈 방향이며, 한눈에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치게 복잡한 콘셉트맵은 오히려 명확한 콘셉트를 잡는데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17세 때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세상을 이해하려면 밥벌이에 몸을 던져 봐야한다.”라며 고향을 떠나 독일 함부르크의 어느 상점에 수습사원으로 들어갔다. 그 후 은행의 애널리스트로 잠시 일하다 4년간 신문사 금융담당 기자로 발탁되어 일했다. 그때 익힌 글쓰기 역량이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17세 때 “매일 인생의 마지막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거의 틀림없이 올바르게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경구를 읽고 그 날 이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그 질문의 힘이 결국 애플과 아이폰이 있게 했다. 의문 나는 것이 있다면 개념에 다시 질문을 던져라. 글쓰기에서 개념을 모르면 개념 없는 사람이 된다.

※ 참고자료 : 『글쓰기 신공 5W4H1T : 아직도 글쓰기가 어려운가? 공식대로만 쓰면 된다(경향미디어, 2017)』

 

윤영돈 칼럼니스트는 비즈니스 글쓰기 전문가·윤코치연구소 소장·비즈라이팅스쿨 대표 코치다.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문예콘텐츠)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종합인력개발원 초빙교수, 성신여자대학교 경력개발센터 겸임교수, 문서서식 1위 비즈폼 부설 연구소장, 하우라이팅 대표 컨설턴트 등 다양한 현장을 경험했다.

2002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비즈라이팅 실무 정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연수원, 서울시인재개발원, 경기도인재개발원 등 공무원 대상 보고서 교육, 삼성전자, 삼성SDS, LG전자, 포스코, SK, KT 등 신입사원 및 승진자 대상 보고서 교육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 『자소서&면접마스터』(공저), 『상대의 마음을 훔쳐라! 기획서 마스터』, 『한번에 OK 사인 받는 기획서 제안서 쓰기』, 『자기소개서 작성법 특강』, 『자연스럽게 YES를 끌어내는 창의적 프레젠테이션』, 『30대, 당신의 로드맵을 그려라』(한국문학번역원 주관 ‘한국의 책’ 선정, 중국어 번역 수출) 외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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