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김영희의 육아일기⑳

[한국강사신문 김영희 칼럼니스트] ‘유치원 사건’을 계기로 승우의 의견을 묻는 기회가 자주 생겼다. 자기표현 훈련은 어려서부터 되어야 성인이 되어서도 그 힘이 발휘된다. 말랑말랑한 영유아기 시절부터 자기표현 습관을 들이자.

그런 기회로 우리 가족은 휴일 저녁에 가족회의를 가지기로 했다. 처음에는 맛있는 간식 먹는 재미로 촛불을 켜곤 했다. 차츰 승우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스스로 가족 노래도 만들고, 사회도 보았다. 가족이 함께 할 놀이 감도 승우가 직접 만들었다. 그게 무르익어 감에 따라 1주일간 있었던 일을 돌아가며 얘기했다. 승우는 엄마, 아빠의 일에 관해서도 알게 되고 우리는 아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어 좋았다. 아무리 좋은 것도 반복해 몸에 익혀야 한다. 특히 솔직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 아님을 깨우쳐 주려 노력했다. 예의범절과 솔직한 자기표현에 대한 적정한 선을 잡아주곤 했다.

어떤 아이의 얘기를 예를 들어 보자. 친할머니가 손자 남매를 돌봐 주는데 엄마가 퇴근해 돌아오자, 그 아이가 하는 말이 ‘할머니 싫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엄마는 당황하여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며 아이를 다그쳤다. 아이는 솔직한 자기 심정을 말했을 뿐인데, 엄마의 반응이 안 좋았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자기에게는 사탕을 주지 않고 동생에게만 줬단다. 그것이 화가 나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이럴 때 무작정 나무라기만 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했기에 혼나는 건가라며 오해를 할 수 있다.

그렇게 판단이 서게 되면 다음부터는 아예 침묵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이후 아이가 하는 말에 대해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이유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아이가 불만을 품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대화하며 교감해야 한다. 이유를 알게 되었다면 그것을 충분히 공감해 주고, 투박한 표현 방식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교정해줘야 한다.

“네가 사탕을 동생에게만 줬던 할머니에게 서운했던 건 충분히 알겠어.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그걸 얘기할 때는 할머니가 나쁘다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사탕에 대한 얘기부터 하는 게 엄마가 더 이해하기 쉽겠지”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아이가 말하는 방식 자체를 새로 구성하라고 하는 것은 아이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 일이다. 다만 자신이 느꼈던 주된 사항을 우선적으로 얘기 하라고 부탁하는 정도는 할 수 있다. 즉, 불만의 원천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 더 이야기가 구체화 된다. 단편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보다 좀 더 디테일한 표현을 해야 한다. 아이 역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자연스럽게 연습하게 된다.

※ 참고자료 : 김영희의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가나북스, 2015)』

 

김영희 칼럼니스트는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 희망 멘토다. 4차산업혁명 강사, 미래학교 책임교수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우리아이 부자습관』(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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