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홍석기 칼럼니스트] 나는 현직 15년차 강사로 강단에 서고 있다. 여러 강사들과의 만남 속에서 강사들이 ‘강사’라는 업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강사들의 고민과 질문에 대한 답을 전하여 도움을 주고자 이 칼럼을 쓴다.

Q. 강의를 하면서 가장 힘든 청중이나 대상은 어떤 사람들이었으며,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강사님, 저, 전교조입니다. 말씀하시는 게 너무 지나치신 것 같은데, 조금 주의를 해 주시면 고맙겠네요. 허, 참”

“아, 그래요? 제가 좀 심했나요? 죄송합니다.”

강의를 하는 중에 갑자기 손을 들고 항의를 하는 선생님을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 마디 쏘아 붙이고 싶었지만, 속으로 삭히며 너그럽게 웃었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모두가 강사에게 호의적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때로는 강의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혹자는 가르치기 힘든 그룹이나 부류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공무원 집단이나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강의는 어렵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강의를 해 보면 힘든 그룹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강사의 전략이나 수단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직장인 대상의 강의는 노조 간부가 있거나 노조원들을 강의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집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때, 저는 강사로서 회사에 재직 중일 때 겪었던 노조 활동과 경험 등에 관한 에피소드를 전달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사전에 교육대상자에 대한 파악이 미흡하거나 강의 주제와 내용,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강의라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교육 대상자의 수준과 특징을 사전에 파악해야 하고, 혹시 기대에 어긋나는 수강생들이 있더라도 적절하게 대응하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Q. 강사로서 나는 강의에 걸 맞는 지식을 갖고 있는가? 강사로서 매력이 있는가? 강의를 잘 하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하고 공부를 하려고 하지만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때로는 수강생이 두려워진다. 인문학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그 그림을 그릴 당시의 피카소는 공산주의자였습니다. 제가 강의 중에 말씀을 해 드리려고 했는데, 참았습니다. 정확히 아시고 강의를 하면 좋겠습니다.”

머리가 핑 돌면서 아찔하고 창피했습니다. 무엇이든 정확히 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매력 있는 강사란 결국 교육 대상자를 졸지 않게 하면서 집중하게 하는 강사입니다. 항상 그럴 수는 없지만 어떤 경우에도 수강생을 졸게 하는 것은 강사의 책임이며 기술이나 수단의 부족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경험이 부족할 때는 관련 서적을 읽거나 관계된 사람을 만나 질문하고 기록하여, 간접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밀한 관심을 갖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질문을 한다면 그 과정을 통해 또 한층 배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강의를 잘 하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하다면, 어떠한 이유와 사정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공부를 하는데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은 집중력이 약하거나 간절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절실하고 간절하다면 어떤 공부라고 “죽도록 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어야 하며 어느 기간, 어느 수준까지는 이를 악물고 견디어야 할 것입니다.

Q. 최고의 울림을 주는 명강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명강사 되기 쉽지 않다. 명강사의 기준은 무엇일까?

“지난 번 추천해 주신 강사를 모셨는데, 정말 실망했습니다. 명강사과정을 마친 분이라고 해서 믿기도 했는데, 실망이 컸습니다. 무슨 기준으로 명강사라고 하고 추천해 주셨는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좋은 강사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고민을 한 후 추천해 드렸는데, 위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을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합니다. 고객의 특성이나 욕구를 정확히 파악했다고 해도 강사를 추천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명강사란 내가 내 입으로 명강사라고 할 게 아니라, 남들이 강의를 잘 한다고 인정해주면서 명강사라고 불러줄 때 비로소 명강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년 이상, 굴지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꾸준히 불러 주는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지식, 어디다 내 놓아도 지지 않을 실력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인간관계와 의사소통 능력 등 다양한 자질과 성실성, 진실한 마음, 열정과 정성 등이 골고루 갖추어져야 할 텐데, 그것도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굳은 결의로 올바른 강의를 할 수 있는 정신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고객의 요구에 충실하되, 다른 강사와 비교할 때 자신만의 직업철학과 신념, 깊이 있는 지식 등이 갖추어져야 할 것입니다.

 

홍석기 칼럼니스트는 기업교육 전문 강사이자 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다. 한국강사협회 3대 회장을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에서 근무했다. (주)스카우트 부사장을 역임했다. 최근 동국대학교 APP과정 “2018 베스트 티쳐 상(Best Teacher Award)” 수상했다. 저서로는 『오늘도 계획만 세울래?』외 4권과 번역본으로 『글로벌코스모폴리탄』외 2권이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