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장한별 칼럼니스트]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어요.”, “고객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고객 서비스로 신음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말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고객과 서비스에 지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흔히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 가장 힘들다고들 할 정도이니 말이다. 물리적인 일만 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고객까지 상대해야 하니 오죽 힘이 들겠는가. 고객 서비스도 고객과 직원의 만남이기 전에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기에 여러 가지로 마음 상하거나 힘든 일이 자주 발생한다.

무례한 언행을 일삼는 고객 때문에 서러운 일, 짜증나고 답답해서 혈압이 상승하는 일,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괜한 시비를 걸어오는 고객 때문에 화가 나는 일 등 다양한 고객들에 지쳐 모든 일이 무의미하고 싫을 때가 있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도 권태기라는 것이 존재하듯 고객 서비스도 만사가 귀찮고 어떤 일도 즐겁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이고, 심각할 경우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하지만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 권태기를 잘 극복하고 이겨내면 더 견고한 사랑의 결실을 맺듯, 고객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힘든 시기와 고통을 영리하게 이겨내면 한 단계 성장하고 발전한 모습으로 서비스 할 수 있다.

“강사님! 지금 한 나라의 대통령 사진을 함부로 강의에 사용하셔도 됩니까?”

“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아니, 강사라는 사람이 말이야. 대통령한테 허락 받은 거야?”

몇 년 전 모 회사에서 강의를 진행하던 중 일어난 일이다. 강의 자료로 역대 대통령 중 한분의 사진을 사용했다가 크게 혼쭐이 났다. 강의를 듣고 있던 한 사람이 팔짱을 끼고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흘겨보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중간에 말을 끊으며 시비 아닌 시비를 걸었다. ‘왜 함부로 대통령 사진을 썼느냐?’는 주제로 10여분을 벌을 받듯 죄인 마냥 서 있었다. 연신 사과를 하고 마음을 달래 주려 노력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청중 한 명이 시간이 지나가니 얼른 강의를 진행하자며 사태를 수습해 줬다.

하지만 남은 강의 시간 동안 가시방석이었다.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심장은 성난 파도 마냥 요동쳤다. 어떻게 강의를 마무리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당시는 너무 창피하고 속상한 마음에 ‘내가 얼마나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이렇게 욕을 먹나.’라고 자책하며 힘들어 했다. ‘강사를 그만둘까?’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지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을 가지고 끙끙 거리는 것이 결국은 내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이전의 나보다 훨씬 자신감 있고 발전된 강의를 하게 됐다. 그 때의 경험이 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고,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직업상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상처받거나 힘든 일이 자주 생긴다. 그러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연연하기보다는 훌훌 털어 내려 노력을 하니 더욱 성장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나니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고, 마음도 한층 넓어졌다. 고객 서비스가 힘들다고 해서 그 자체를 오롯이 다 받아들이기 보다는 스스로가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서비스 현장에서도 부정적 감정이 여실히 드러나고, 그로 인해서 당신의 커리어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당신 스스로가 부정적 결과의 무덤을 파고 들어가는 불행한 일이 계속해서 생겨난다.

병원은 미용이나 성형의 목적으로 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몸이 아파 치료를 받기 위해 찾는 곳이다. 아파서 찾은 병원에 들어서면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아픈 나보다 더 아파 보이는 병원 직원들의 모습이다. 치료하려고 병원을 찾았는데 혈색 하나 없이 퀭한 얼굴의 직원들 모습을 보자면 더 몸이 아파지는 기분마저 든다. 병원 특성상 몸이 아픈 환자들이 많다 보니 신경이 날카로운 환자와의 총성 없는 싸움이 자주 일어난다. 매일같이 많은 환자들을 응대하며 점점 지쳐 가는 것이다. 자연히 그들의 마음 상태가 얼굴이나 표정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고객을 응대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심리상태가 부정적이고 밝지 못하니 응대를 하는데 있어서도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공감해 주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것이 컴플레인으로 연결되고, 컴플레인으로 인해 또 한 번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에 빠진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결국엔 스스로가 악의 굴레에 빠져 허우적대고 만다. 당신의 부정적인 마음이 고객에게도 영향을 미치지만 스스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은 고객 서비스를 잘 해야 할 책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잘 돌볼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그것이 당신도 고객도 함께 행복한 길이다.

누구나 고객 서비스는 힘들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일 할 수는 있다. 짜증, 분노,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가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겨내는 힘이 강한 사람이 고객 서비스도 잘 한다. 고객 서비스를 잘 한다는 것은 고객의 비위를 무조건 맞춰 주는 사람이 아니라 영리한 방법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각종 스트레스 요소를 털어 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고객 서비스를 잘 하려는 시도와 함께 자신에게 적절한 휴식을 줌과 동시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는 시도도 필요하다.

원효대사가 해골에 고인 썩은 물을 시원한 물인 줄 착각하고 마신 일화를 통해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고 했듯이 고객 서비스도 당신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힘들다고 여기고 힘든 채로 안고 가면 계속해서 힘든 일만 생겨나고, 훌훌 털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기적처럼 긍정적인 일만 일어난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상황을 당신만이 겪는 힘든 일이라고 착각해서 당신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지 마라. 당신이 지금 겪는 고객 서비스로 인한 고통과 괴로움의 절반 이상은 당신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다.

※ 참고자료 : 장한별의 『기적의 7초 고객서비스 : 마케팅 고수에게 배우는 고객 서비스 전략의 모든 것(위닝북스, 2017)』

 

장한별 칼럼니스트는 관광경영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CS(고객만족)와 소통교육을 진행하는 프로커뮤니케이션 대표다. 한국강사플랫폼과 강사 소통공간 ‘한강숲(한국강사들의 성장 숲)’도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강사트렌드코리아 2019』(공저), 『기적의 7초 고객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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