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강사로서 우리는 왜 강의를 하는가? 일단 직업으로서 강사는 생계유지가 기본이며, 이를 토대로 자아실현을 하기 위함이다. 조직에 속해있는 강사라면 역시 생계가 뒷받침 된 상태에서 부가적인 덤으로 사회적 기여 등이 있을 수 있겠다. 그렇다. 강사들도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 강의로 거두어진 수익이 많을수록 강의의 동기부여가 높아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반대로 강의 빈곤에 허덕이는 강사는 아무리 실력이 있더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됨을 부인하기 어렵다.

현실 세계는 보이지 않게 강사들의 스펙트럼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시간당 몇 백 만원을 받는 강사에서부터 하루 종일 몇 만원에 노동을 제공하는 강사에 이르기까지 강사세계에서도 소위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예외가 아니다.

누구나 돈을 벌고 싶다. 강사도 돈을 벌어야 하고 이왕이면 스타강사가 되어 많은 돈을 만지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이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며, 억대연봉의 강사가 되었더라도 이를 계속 유지하기란 줄기찬 노력의 대가를 지불해야 만 가능하다.

많은 유명 강사들이 이러한 유지관리 면에서 실패를 한다. 왜일까? 그것은 바로 돈을 버는 강사가 아닌 돈을 벌고 싶은 강사가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서 가늘고 길게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강의를 해야 하는데, 굵고 짧게 단숨에 돈을 벌려는 행동의 부작용에 맞서야 했기 때문이다.

돈을 좇는 강사가 결국 장기 레이스에서 실패하는 경우는 세 가지다.

첫째, 강의 일정으로 바쁠 때 자기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많은 강의를 하는 경우이다. 하루에 특강을 소위 몇 건씩 해 치우고, 오전에 강의를 마치자마자 급히 차를 몰고 오후강의에 돌입하고, 차안에서 햄버거나 인스턴트식품으로 때우며 겹치기 행사 뛰는 연예인처럼 움직이는 강사가 있다. 분명 5년 내에 체력이 고갈되거나 과로로 쓰러진다.

둘째, 돈을 벌기 위함에 만물상 강의를 하는 경우이다. 어떤 강사들은 그의 특화된 강의영역에 의문을 제기 할 정도로 강의력 하나만 믿고 웬만한 강의를 모두 섭렵하려 한다. 또한 생계유지를 위해서인지 더 나은 보수를 위해서인지 자신에게 익숙하지도, 맞지도 않은 강의를 덥석 물어오는 강사가 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청중으로부터 멀어진다. 주특기가 없으니 닥치는 대로 강의를 또 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기도 한다.

셋째, 현재의 강의에만 올인하여 캐시카우(cash caw)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이다. 해를 거듭하고 강의경력이 길어질수록 적더라도 안정적 수익창출이 중요함을 깨닫는 강사가 많아진다. 그저 강의만 하다가 입심이 달리고, 건강에도 적신호가 온다면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존도가 큰 강사들에겐 치명적이다.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온·오프 프로그램화, 온라인 강좌, 도서집필, 후진양성 등 다양한 루트로 강의 수익원을 다각화해야 한다.

결국 강사들에게도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은 이제 중요한 명제가 되었다. 지금 현재 다른 직장인들보다 잘나간다고 우쭐하다간 정년을 눈앞에 둔 직장인처럼 정년은 없더라도 점점 무기력 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동일 제품을 대량생산에서 큰돈을 만지는 사업체가 아닌 몸 하나의 상품가치에 의존하는 강사가 돈을 벌면 얼마나 더 벌 것인가? 어느 정도의 강의력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강사가 진정 현명한 강사이다.

어떻게든 돈을 벌려는 강사보다 조금씩이나마 계속 돈을 버는 강사가 되어야 한다.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리도록 하자. 돈은 강의를 촉진하는 수단이어야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순간순간 강의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돈은 결국 따라오게 마련이다.

‘선강의(先講義) 후수익(後收益)’이다. 우선 강의를 잘하고 후에 수익을 취할 지로다.

※ 참고자료 : 도영태의 <명강사 강의기획(2016, 더난출판)>

 

도영태 칼럼니스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교육전문기관 ‘아하러닝연구소’ 대표(소장)로 재직 중에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 기획력분과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양여자대학교와 국립교통대학교 외래교수, 한국표준협회 비상근전문위원, 한국생산성본부 전문강사 등을 역임했다. EBS ‘직무능력 업그레이드’, CBS와 TBS 명사특강 등 여러 미디어에서 강의 활동을 했으며, 휴넷, 크레듀, 메가 HRD 등 온라인 학습 전문기관에서 명강사로,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조선일보》 조선에듀케이션, 한국HRD교육센터에서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저서로는 <명강사 강의기획>, <기획서 다이어트>, <프레젠테이션 요럴땐 요렇게>, <일상에서 뒤집어보는 창의적 역발상>, <기획서 브리핑 비법>, <죽은 생각 버리기>, <언제나 이기는 프레젠테이션>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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