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강사’ 열여덟 번째 인터뷰로 ‘아티스트 김물길’을 만났다.

김 아티스트는 24세부터 매일 보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글로 기록했다. 2011년 12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5대륙 46개국을 돌며, 400여 장의 그림을 그렸다. 그 결과물로 그림 여행 에세이 <아트로드>를 출간했다. 그리고 ‘국내 아트로드’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저서 <아트로드, 한국을 담다>를 썼다.

KBS ‘강연100도씨’, EBS ‘하나뿐인 지구’,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했으며, ‘토요인문여행’, ‘열정대학 특강’, ‘이화여대 필수교양 특강’ 등 강연활동도 활발하다. 대한항공 등에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메세나폴리스 LVS갤러리 김물길 ‘아트로드’> 개인전, 팔레드서울갤러리에서 <아트로드, 한국을 담다> 개인전 등 왕성한 전시활동도 펼치고 있다.

Q.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는지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때가 특별히 정해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유치원 때부터 무엇인가를 그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다가 중학교 때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예고를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미대를 지원하게 되었죠.

어렸을 때는 사람을 많이 그렸습니다. 사람의 얼굴도 많이 그렸고, 특히 만화영화에 나왔던 주인공들의 얼굴을 많이 그렸었죠. 예를 들면 세일러문, 핑키 등을 그렸던 것 같아요. 만화영화를 보다가 정지화면을 누른 다음 A4지를 꺼내서 열심히 따라 그렸습니다. 저는 만화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상상력을 동원하는 그림은 많이는 안 그렸던 것 같습니다. 보통 있는 상태를 그대로 따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따라 그리다보니, 그림 실력이 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제 머릿속에 있는 상상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Q. 상상을 표현하는 그림은 언제부터 그리게 되었는지요?

상상을 표현하는 그림은 중학교 2학년 때쯤부터 그렸던 것 같아요. 지금 스타일의 그림으로 정착된 것은 제가 2014년 세계여행을 떠나면서부터이고요. 어렸을 때부터 상상한 것을 그대로 표현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어려운 것 같아요. 많은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스킬이 쌓이고 정착된 후에 조금씩 발휘되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제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저희 부모님 덕분이에요. 부모님은 저를 많이 응원해주셨습니다. 잘 그린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고요. 제가 어떤 그림을 그리더라도 부모님은 즐거워하셨어요. 그때 저는 혼자 생각했어요. 제가 그림을 그리면 주변이 행복해지는구나하고 말이죠. 자신의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게 하려면 많이 칭찬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Q.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던 것 같네요.

저는 부모님들과 어렸을 때부터 대화를 많이 하는 아이였어요.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일들을 부모님께 다 이야기했어요. 고민상담도 많이 했고요. 아버님과도 대화를 참 많이 나눴습니다. 아버님이 국어교사였었기 때문에 그런지 저에게 자상하게 많이 대화해주셨어요. 어머님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저희 아버님은 글을 잘 쓰셨고, 어머님은 손재주가 좋으셨습니다. 이 두 가지의 재능을 적절히 물려받았던 것 같아요.

Q. 그림 그리는 것 말고도 좋아하는 것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전 손으로 하는 것은 다 좋아하는 편이에요. 취미가 바느질이거든요. 저는 인형도 좋아해서, 테디베어같은 곰돌이 인형도 만들고요. 자수 같은 것도 배우려고 하고 있어요. 저는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곰돌이 인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만들었어요. 제가 워낙 인형을 좋아해서 인형 사 모으는 것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 받은 용돈은 거의 다 인형 사는 데 썼던 것 같아요. 인형을 만들게 된 배경은 제가 원하는 모양의 인형을 문방구에서 안 팔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토끼인형의 귀가 앞으로 숙여진 인형을 갖고 싶었는데, 획일적으로 귀가 서 있는 인형만 팔 때 너무 화가 났어요.

Q.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행을 하셨는지, 여행을 하다 보니 그림을 그리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대학교 3학년 때 프랑스로 문화교류활동을 간 것입니다. 그때는 그림을 그리려고 간 여행은 전혀 아니었고요.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고 문화를 교류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죠. 카페에 앉아서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도 많이 낯설었고, 창밖을 통해 바라 본 풍경도 너무 멋있어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저는 그림을 좋아하고 평소에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못 느꼈던 낯설음에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죠.

Q. 지금 그리는 작품이 상당히 창의적이신데, 언제부터 이런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는지요?

지금 그리는 스타일의 그림은 2014년 세계여행을 하면서부터 시작됐어요. 사실은 여행을 하다가 조금 충격적인 경험이 있었습니다. 제가 세계여행을 하던 초반에는 제 눈에 보이는 경치를 있는 그대로만 그렸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 제 눈에 보이는 풍경들을 그대로만 그렸죠. 여행을 떠난 지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어떤 누군가에게 제 그림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은 제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만 했었는데, 그 분은 제게 뭐라고 그러시는 겁니다. 왜 당신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만 그리느냐는 것이었어요. 그 말이 제겐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사실은 많은 상상을 했었던 거예요. 그리고 그 분의 말 한마디를 들으면서 제가 그동안 머리로는 상상을 했지만, 실제 그림은 보이는 그대로만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머릿속에 떠오른 상상과 영감을 그림 속에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지금의 제 그림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Q. 창의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좋은 팁이 하나 소개해 주신다면은요.

어떤 경관이나 어떤 사물을 보면서 저 경관이나 어떤 물건이 살아있으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많이 해요. 예를 들어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의자를 보면서, 이 의자가 살아있으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생각을 할까? 상상을 해보는 거죠. 이런 상상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스토리가 이어지거든요. ‘무거운 사람이 자기 무릎에 앉아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앉아있으니 행복하겠지’라는 상상 말이죠. ‘내가 만약 개미만한 존재라면’이라고 상상해보면 이 공간은 어떻게 느껴질까? 이 상황이 어떻게 느껴질까? 생각해 보는 것이죠.

내가 개미만하다면 지금 보이는 이 컵이 마치 그랜드캐니언같이 느껴질 수도 있고요. 반대로 내가 엄청나게 큰 거인이라면 앞에 보이는 건물이 깍두기처럼 보일수도 있겠죠. 의도적이긴 하지만 같은 사물이나 상황을 두세 가지의 다른 상황이나 방향에서 바라보면 재미있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그림을 그릴 때도 이런 상상을 하게 되면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늘 활용하는 저만의 노하우랍니다.

Q. 두 권의 책을 내셨는데, 앞으로의 출간 계획이 있으신지요?

지금 세 번째 책을 쓰고 있습니다.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요. 현재 쓰는 책은 e-Book용으로 작성하고 있어요. 이번 책은 저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 공동저자로 화가, 사진작가, 글 쓰는 분, 영상작가 분들과 함께 참가해요. 저희 여섯 명이 한국을 알리는 책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충청도와 경주를 맡았고, 다른 분들은 각자 다른 지역을 맡았어요. 저는 여행에 대한 그림과 사진을 남기고 있고요. 이번 책은 한글본도 있지만, 영어로도 작성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앞으로의 꿈이나 비전이 있다면?

내년에 새로운 계획이 있습니다. 올해 중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내년엔 중국을 여행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여행을 해야 하니, 작은 스케치북으로만 그림을 그려야 해서 답답했습니다. 이제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거든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라가 어딘가 생각해보니, 중국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중국여행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내년에 긴 중국여행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음 같아서는 중국여행으로 작품을 남기고, 중국에서 전시를 해보고 싶어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제가 모르는 중국인이 한국을 여행하고 나서, 그 중국인이 본 한국의 모습을 한국에서 작품전시회를 한다면 하고 말이죠. 저 같으면 신기해서 그 전시회에 한 번 가볼 것 같아요. 이런 생각에서 저도 중국을 여행하면서 그린 그림을 중국에서 작품전시회를 열려고 해요. 중국인들에게는 제가 무명의 다른 나라 작가 중 한 사람이겠지만, 그 사람의 눈으로 그린 작품을 궁금해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중국을 여행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내후년에는 중국에서 작은 규모라도 제 작품전시회를 여는 것이 꿈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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