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되다] 우성민의 흑(黑)수저 경영학

[한국강사신문 우성민 칼럼니스트] “우와 정말 부러워요.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네요. 직원 더 안 뽑나요?” 최근 우리 회사에 방문하는 지인들과 거래처 직원들의 반응이다. 우리 회사는 1년 만에 공동 사무실에서 탈출해 15평짜리 사무실로 이전할 수 있었다. 이후 1년마다 25평, 50평, 120평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이처럼 나는 성장에 맞춰 필요한 만큼의 사무실 규모를 선택했다.

2016년 매출액 49억 원을 달성한 우리 회사는, 2017년 6월 한남동에 위치한 3층짜리 주택형 사옥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었다. 인테리어에 1억여 원을 들였고, 직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부러워할 만한 회의실을 갖게 되었고, 쾌적한 사무실 내부 환경 그리고 2층 테라스에는 편안하게 회의를 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마당의 감나무가 훤히 보이는 1층은 카페로 꾸며 놓았다. 카페엔 하루 2~300명의 손님이 방문하고 있고, 의류 쇼핑몰 업체들이 찾아와 촬영을 하기도 한다.

해가 지면 감나무에 조명이 수놓아지는데 이 또한 무척 아름답다. 덕분에 회사 마당은 카페 손님뿐 아니라 지나가는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으며 동네 셀카 명소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사무실과 회의실이 잘 갖춰져 있어 직원들의 분위기가 좋아졌을 뿐 아니라, 내부에서 촬영 업무가 가능해지니 외부 스튜디오를 따로 갈 필요가 없어 일이 한결 편해졌다고 직원들은 말한다.

사무실을 이전한 후 회사의 매출액은 더욱 증가했다. 2017년엔 120억 원을 돌파했고, 3개의 계열사를 둔 그룹사로 급성장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으니, 대표이사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현재 회계 및 정산팀과 같은 공간 안에서 직원들과 같은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

나는 어느 회사나 대표이사실을 우선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이사의 공간은 반드시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사무 공간의 배치 이후에 생각해야 한다. 회사의 규모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생각했을 때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 회사엔 대표이사실이 불필요했다. 그동안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대표이사실을 없애 버린 적도 몇 번이고 있었다. 사무 공간은 철저히 직원들의 업무 동선을 고려해 배치하고, 대표이사인 나의 자리는 가장 마지막에 정했다. 책상 역시 직원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을 사용했다.

“이미 만들어진 대표이사실은 어떻게 하나요?” 나에게 이렇게 질문하는 분들이 있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없애세요.” 나의 앞으로의 목표는 규모에 맞는 5층짜리 사옥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각 층엔 근사한 스튜디오와 직원들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편안히 쉴 수 있는 휴식 공간과 게임 룸을 만들고 싶다. 대표이사실은 그 다음에 생각해 보려고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쟁터와 같은 사업의 성공과 실패는 사업 초기에 달려 있다. 회사 내 대표이사실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직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회사의 발전을 이뤄 나가는 일이다. 후방에서 보고만 받는 지휘관은 전방의 치열한 전투 상황을 알 수 없어 오판하기 십상이다. 전방에서 직원들을 보살피고 아우르며 돌격해 나가야 한다.

대표의 화려한 ‘치장’은 직원들 보기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사업이 잘나간다고 해서 그 열매를 대표가 독식해서는 안 된다. 대표이사실을 꾸미는 것만큼 직원들의 휴게 공간에 관심을 갖자.

※ 참고자료 : 우성민의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스노우폭스북스, 2018)』

 

우성민 칼럼니스트는 네트론, 네트론 케이터링, 라오메뜨 3개 회사의 대표다. 대표저서로는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의 경영학』이 있다. 가비아,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강의하고 기업, 대학원, 대학원 등에서 ‘흑(黑)수저 경영학’을 강연하고 있다. 또한 67년 전통, (주)쓰리세븐상사 온라인 판매전략 고문(허스키 뉴욕 외)을 맡고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