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김영희의 육아일기㉒

[한국강사신문 김영희 칼럼니스트] 승우 5살 때 남대문 시장에 갔다. 장난감 가게 앞에서 생떼를 썼다. 자동차가 갖고 싶다고 했다. 그간 자동차를 좋아해 종종 사곤 했다. 차라리 고리 던지기를 사자고 승우를 설득했다. 막무가내였다. 계속 칭얼댔다.

나는 개의치 않았다. 시장 앞 버스 정류소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 때까지도 아이는 계속 울었다. 진땀이 났다. 오죽하면 쥐포장수 할머니가 승우에게 쥐포를 공짜로 쥐어 주었다. 어서 먹고 울음을 그치라 얼렀다. 할머니의 친절이 죄송하고도 고마웠다. 나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참는 이유가 있었다.

평소에 약속한 게 있었다. 첫째, 떼쓰고 원한다고 즉시 가질 수 없다. 둘째는 엄마와 충분히 날짜를 상의하여 선물로 사줄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결국 엄마의 고집에 꺾였다. 그날 승우는 빈손으로 귀가했다. 아이가 무작정 떼를 쓸 때 그것만으로 자신의 문제가 싹 해결된다고 인지하게 되면 아이는 매우 일방적으로 변한다. 타인의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아이의 자극적인 저항에 덤덤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지켜야 할 선과 약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집부리고 화낸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어려서부터 이 사실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되면 성인이 된 후에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승우는 고통을 참는 것을 배웠다. 설득과 타협을 알았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그 사건 이후 울면서 떼쓰는 행동은 좀처럼 하지 않았다.

아이가 자신의 욕망을 적정한 선에서 절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던 걸을 포기하면서 순종과 겸손, 참는 법을 배운다. 어떤 물건을 갖고 싶다고 할 때 부모가 생각했던 물건이 아니라면 거절해야 한다. 아이가 원한다고 다 들어주면 아이는 절제심을 잃게 된다.

아이가 고집을 피우며 생떼를 부릴 때 엄마는 당황스럽다. 아이는 자기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더욱 크게 울고 뒹구는 아이도 있다. 이쯤 되면 아이와 엄마는 줄다리기 게임에 들어간다.

※ 참고자료 : 김영희의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가나북스, 2015)』

 

김영희 칼럼니스트는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 희망 멘토다. 4차산업혁명 강사, 미래학교 책임교수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우리아이 부자습관』(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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