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용섭 칼럼니스트] 최근 은퇴후 직업과 노후 창업을 대비한 ‘노후준비’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2026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저출산의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노후준비와 은퇴설계라는 주제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빠른 고령화의 진행으로 미래의 노후대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노후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주장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100세 시대! 40, 50대의 노후 준비 절실하다’고 하는가 하면, 심지어 ‘10대부터 세운 재테크 계획, 노후가 든든해진다’라며 다수의 금융회사가 주장한다. 노후준비와 관련하여 작지 않은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대해서는 뒤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먼저 노후준비와 노후설계의 의미를 알아본다.

국민의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하여 노후준비 지원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정부는 2015년에 『노후준비지원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서 ‘노후준비’를 노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빈곤·질병·무위·고독 등에 대하여 사전에 대처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노후준비서비스’란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등 분야별로 적절한 노후준비를 위하여 제공하는 진단·상담·교육·관계기관 연계 및 사후관리 등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후준비 지원을 위한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사업주는 소속 직원의 노후준비를 권장·지원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이 법은 정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부모의 노후에 대한 책임을 가족과 정부·사회 공동의 몫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노후준비의 주체에 관한 트렌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노후준비는 이제 개인의 문제나 가정의 문제에서 벗어나 국가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노후준비’와 ‘은퇴설계’는 어떻게 다른가.

‘은퇴’와 ‘노후’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보자. 은퇴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단순 명백한 개념이 없고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인식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은퇴에 대하여, 한국과 외국의 경우 그 의미가 서로 다르게 인식되고 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의미 또한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전통적인 ‘은퇴’의 의미를 보자. ‘은퇴(隱退)’란 隱(숨을 은) 退(물러날 퇴)로서 은거(隱居)와 퇴직(退職)의 복합적인 의미로 어떤 직임에서 단순히 물러나는데 그치지 않고 숨어서 여생을 지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상당히 소극적이며 세상을 피하여 숨어 지낸다는 느낌이 든다.​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외롭고 지루하며 두려움 등이 느껴진다.

이에 비하여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는 어떨까? 은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명사형으로 retirement, 동사형으로 retire(from)가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a retired life, a retired politician, announce one's retirement from politics 등과 같이 쓰이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은퇴를 retire 즉, 더 달리기 위하여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어제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하여, 본래의 나를 찾아 새로운 인생의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다. 이제까지는 직장이나 가정의 부담감 속에서 의무적으로 해왔던 일에서 벗어나 나를 위해 새로운 일, 해보고 싶은 일, 새로운 삶을 사는 새 출발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이미지, 즉 자유로우며 행복하고 만족감 등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은퇴’라는 말에 대한 의미를 긍정적으로 보려는 추세를 볼 수 있다. 은퇴연령에 대한 제한도 사라지는 추세다. 더 나아가 은퇴하기 전까지 사회와 주변으로부터 받은 빚을 갚아가는 보람 있는 시기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러자면 평생 일할 생각을 해야 한다. 일은 곧 자신의 삶을 의미한다. 자신을 위하여 주변과 사회를 위하여 열정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나의 삶에서 은퇴란 없다’라는 주장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한편, ‘은퇴’와 연관 단어로 노후가 있다. ‘노후(老後)’란 한자에서 보는 것처럼 ‘늙은 뒤’를 의미하며 ‘노후 생활 설계’, ‘노후 준비’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노후준비’와 ‘은퇴설계’ 이 둘은 서로 독립적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노후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은퇴설계가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은퇴설계가 잘 되어 있으면 노후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노후준비와 은퇴설계는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다른 의미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여기에서는 혼용하기로 한다. 최근에는 노후준비, 은퇴설계를 생애설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엔 재무 설계 중심의 노후준비가 주류였는데 이제는 대인관계, 여가 활동 등 영역에 대한 노후준비에 관하여도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노후준비 영역에 있어 영역 간 균형감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결과라 하겠다.

어쩌면 진정한 은퇴준비는 노후자금을 많이 마련하는 게 아니라 은퇴 후의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준비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은퇴준비와 관련하여 트렌드는 계속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항을 바탕으로 다음 장에서는 노후준비와 은퇴설계 관련 최신 트렌드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 참고자료 :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지식공감, 2018.10.9.)』

 

이용섭 칼럼니스트는 건국대학교 경영학 박사이며, 퇴직예정공무원 미래설계과정 변화관리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명강의명강사 자격 1급, CS강사 1급, 노인심리상담사, 부부심리상담사 등의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시 부문 상을 수상, 고려대명강사최고위과정 교육대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스타강사 12인의 미래계획서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 『융합경영전략』, 『강소기업의 17가지 경영노하우』, 『창업과 지식재산』, 『IoT인연의 챗봇』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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