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종의 ‘중국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하라’ ②

[한국강사신문 김희종 칼럼니스트] 중국의 전체 국토 모양은 한 마리 닭 같이 생겼다. 그 중 선전의 위치는 닭의 다리에 해당한다. 그리고 정말 중국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머리에 어떤 생각이 있던, 가슴에 어떤 다짐을 담았던, 다리가 움직여야 행동할 수 있듯이 선전에는 행동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번득이는 아이디어들이 선전에 와서 현실화되고 동력을 달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1980년대 이전의 선전은 홍콩에 근접해 있는 작은 고기잡이 마을에 지나지 않았으나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제일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급속히 발전, 근대적인 공업도시로 변모하였고 현재 하드웨어 성지로 성장했다.

발전한 역사가 얼마 되지 않은 덕분에 선전의 거리나 건물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비해 대체로 깨끗하다. 게다가 선전은 젊은 도시다. 실제 거주인구의 평균 나이가 28.65세 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 다른 지방에서 와서 정착한 외지인이 많고, 무역의 도시 광저우, 항구도시 홍콩, 세계의 카지노 마카오와 가까이 위치해 있어 외국인들이 정말 많다.

▲ 스타트업에게 선전이 가지는 위상 : 선전에는 위챗을 만든 텐센트, 드론으로 유명한 따쟝 DJI, 중국 1위 스마트폰 회사 화웨이, 전기자동차 회사 비야디BYD, 대만 전자 회사인 HTC 등 중국의 기라성같은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 이 기업을 나온 사람들이 선전에서 또 창업을 한다.

선전이 어떤 도시인지 알고 싶다면 우선 화창베이 전자상가에 가보길 바란다. 용산 전자상가와 비슷한데 전 세계 수많은 기기가 만들어지는 메카라 할 수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며칠 전 블랙마켓(암시장)으로 아이폰을 팔던 곳이 이곳이었다. 각종 산짜이山寨(유사품)를 만드는 사람들이 여기로 부품을 사러 온다. 그러나 최근 화창베이 전자상가는 짝퉁 제조 생산단지에서 세계 최대 특허출원지역으로 발돋움했다. 정말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곳이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기관, 핵스 HAX : 전 세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4억 달러의 벤처 펀드SOSV 가 만들어졌고, 이 펀드로 전 세계 6개의 액셀러레이터가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선전에 세운 것이 바로 하드웨어에 집중한 액셀러레이터 ‘핵스’이다.

핵스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관으로 화창베이 전자상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전 세계 하드웨어 창업가들이 핵스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핵스가 네트워크를 확보해 판매처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많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위해 킥스타터나 인디에 고고에 제품을 론칭하는데, 이때 핵스를 나온 기업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핵스에 방문하게 되면 그곳에 있는 창업가들과 이야기해보길 권한다. 전 세계 여러 국적의 창업가들이 각자 자기가 만들고 있는 프로토 타입을 보여 줄 것이다. 다들 아주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있다. 물로 쇠커터를 만드는 회사, 성인용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 스마트 여성위생용품을 만드는 회사 등 방문했을 당시에는 볼품없는 플라스틱이나 3D 프린터로 만든 프로토 타입이지만 나중에 킥스타터에서 정식 제품으로 만났을 때는 정말 사고 싶은 제품으로 재탄생하여 나오게 된다. 영어가 더 편한 창업가라면 핵스를 추천한다.

선전 밸리 벤처스 SVV(Shenzhen Valley Ventures) :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핵스는 잘 알려진 편이지만 선전 밸리 벤처스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선전 밸리 벤처스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관으로 25년 간 하드웨어 업계에서 종사한 채드슈Chad Xu가 설립했다. 이곳은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스타트업 팀을 선발해 투자자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준다.

대단한 점은 하드웨어 스타트 업들이 제품 인증 과정에서 거쳐야 할 모 든 테스팅 기기를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전 밸리 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으면 하드웨어 테스팅부터 엔지니어링까지 도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 중국어가 더 편한 창업가의 경우는 선전 밸리 벤처스를 추천한다.

▲선전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의 전략 : 우선 보유한 기술이 혁신적인지 이를 실행할 수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또한 중국에서 적기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늦어지면 콘셉트가 카피당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준비하는 아이템이 중국 시장에 맞는 제품인지도 놓쳐서는 안 된다. 중국 시장에 정말 잘 맞는지, 중국인들이 이 제품을 원하는지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메이커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워크숍(Workshop) : 제조·생산이 필요할 때마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스타트업이 제품의 생산을 맡기기에 적합하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성공을 해도 제조·양산 문제로 실패하는 스타트업이 정말 많은데, 이런 고충을 헤아려 이들을 위해 일대일 맞춤식 프로토 타이핑부터 제조·생산까지 해준다. 공장이 밀집 한 롱강에 위치해 있어 제조단가도 다른 곳보다 저렴하다.

워크숍의 대표인 킴 콜로라 펜Kim Kolora Pen은 15년 간 미국, 프랑스,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라인의 노동자, 감독, 컨설턴트를 거쳤고, 그간의 경험을 녹여 워크숍을 창업했다고 한다. 워크숍의 가장 큰 특징은 ‘50명 규모+2000제곱미터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작은 규모가 스타트업에게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트러블 메이커 Trouble Maker:트러블 메이커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나 메이커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이다. 만들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한 달에 1200위안 (약19만원)을 내고 하드웨어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만들 수 있다.

로봇, 전등, 스쿠터, 시계 등 만들고 싶은 기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만들다가 어려움에 처하면 하드웨어 전문가에게 시급으로 100~400위안을 내고 도움을 받거나 지분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공동 창업을 할 수 있다.

 

한편 김희종 칼럼니스트는 중국 상상락 유아교육 CEO다. 2001년 상하이 푸단대 석사를 마치고 ㈜ CJ BIO 사업팀과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 팀에서 근무했다. 2009년 돌연 사표를 제출하고 중국에서의 창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상하이로 건너와 ‘상상락’ 유아교육 회사를 창업했다.

중국산업협회 총회에서 개최한 ‘10대 창업기업상’을 외국인 최초로 수상, 중국계 엑셀러레이터 페이마뤼에 3기로 입점하였으며, 다수의 중국 TV 출연과 유아교육 관련 수상을 했다.

현재 상상락은 중국 26개 도시에서 55개의 유아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아교육에만 10년 이상 집중하여 중국 현지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법리적 관점에서 중국 경제를 이해해보고자 화동정법 대학교에서 경제법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하라(초록비책공방, 2018)』(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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