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재은 칼럼니스트] 봄볕이 참 따사롭다.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겨울이 한창일 때는 정말 봄이 올까 싶다가도 소리 없이 꽃이 피고 봄이 오는걸 보면 자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고 경이롭다.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깊은 어둠속에서 헤어날 길이 안보이다가도 어느 날 광명이 비쳐오기도 한다. 헤어지면 죽어 못살 것 같아도 어느 새 불편하게 지내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의 삶은 무엇 하나 고정된 것 없다. 그래서 성인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하지 않았는가. 조금 더 살펴보면 우리가 그토록 애지중지하고 연연해하는 것들조차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나간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게 돈이든 자식이든 그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 사회는 작년 가을 이후로 지금까지 여러모로 갈등과 혼란의 터널을 지나며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빈부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등 그 동안의 수많은 갈등이 대통령 탄핵 사태와 맞물려 최고조에 달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 땅은 어떤 혼란 속에서도 지금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삶의 소중한 터전이다. 그러기에 갈등을 넘어선 공동체적 가치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내세워 공동체의 가치를 무시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공동체 유지와 발전에 필수불가적인 헌신과 애정이 희미해지고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덧붙일 필요도 없이 그런 공동체는 지속가능하기가 어렵다. 나의 이익을 앞세우고 끼리끼리만 잘살려고 아등바등하는데 어찌 건강한 공동체가 될 것이며 미래에 희망이 있을 것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우리’가 아닌 ‘나’와 ‘일부’의 세상으로 나아가면 우리의 삶은 ‘행복한 공동체’ 대신 ‘돼지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런 면에서 지금 우리에게 ‘우리’라는 공동체적 사고가 절대 절명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좁은 땅에서 네 것 내 것 따지는 탐욕적 이기주의와 옹졸한 사고방식으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는 마당에 나만의 성을 쌓아가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이제 제로섬 게임을 끝내고 서로 힘을 모아 파이를 키우는 협업,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소상공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건강한 공동체운동인 품마을 운동을 이끌고 있는 동장 김만수 선생은 이야기한다. 지금까지는 각자의 고향이 있을 터이지만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의 고향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아닌 ‘대한민국’이라고. 그런 점에서도 정의롭고 공명정대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로 쪼개져 갈등하는 것은 그 때의 역사로 족하다. 조각조각 나뉘어 에너지를 소모할 때가 아닌 것이다. 나만이 옳고 나는 무엇을 해도 된다는 고집불통의 오만함은 흘러가는 저 강물에 띄워 보내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모을 때다.

나만의 이익에 집착하는 소인배적 삶을 거두고 이제 더 큰 세상을 향해 더불어 함께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삶과 세상을 꿈꾸어야 한다. 그래서 함께 이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우리의 고향은 어디인가. 망설일 필요 없이 바로 답한다. 우리의 고향은 ‘대.한.민.국 !’

※ 출처 : 교차로 신문 ‘아름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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