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너 한테만 말하는 비밀인데...”, “우리끼리만 하는 이야기 인데....”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그에게 함부로 개인 1급 비밀을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 친한 사이라서 비밀을 털어놓지만 그 친구는 내가 털어놓은 비밀만큼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있다. 그에게는 당신의 비밀보다 자신의 비밀이 더 소중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친한 사이일수록 더 비밀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혹시라도 관계가 소원해 지거나 악화되면 비밀을 통제할 수 없어 그 비밀이 독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 있고, 영원한 비밀을 보장 받을 수 없으며 설령 친분이 유지 된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비밀이 누설되면 그를 의심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일수록 중요한 사연은 숨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무리 친해도 말하지 못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현재 관계를 깨기 싫다면 친하면 친할수록 사적인 비밀은 철저한 보안유지를 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교 때 동아리의 한 여학생을 좋아한 남학생 두 명이 있었다. 그 남학생들은 절친한 사이였다. 둘이 같은 여자를 좋아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지만 서로 한 여자를 좋아하는 비밀을 털어놓은 순간 그들의 관계는 어색해졌다.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가 후에 겪는 관계의 변화도 문제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비밀은 나중에 어떻게 되든 지키는 게 순수한 관계를 지속시키는 게 옳다.

대개의 비밀은 불미스럽거나 단점인 경우가 많다. 친한 친구에게 내 비밀스러운 단점이 이미 까발려 졌다면 관계가 멀어지는 순간 단점이 치명적인 결점으로 변할 수 있다. 때문에 친할수록 정보를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특히 남녀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랑에 눈이 멀어 비즈니스의 중요한 정보까지 털어놓았다가 헤어지고 난후에 다른 회사로 기밀이 흘러들어가서 낭패를 본 사건이 그러하다.

이왕 비밀을 털어놓으려면 후폭풍이 긍정적인 깜짝 이벤트가 좋을 듯하다. 예를 들면 매달 받는 월급을 쪼개고 쪼개어 새차 할부 값을 맞추려고 아등바등하던 중, 아내가 몰래 모아둔 적금통장을 꺼낸다면 남편은 감동이 메아리 칠 것이다.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생계가 막막한 어머니에게 아들이 몰래 들어둔 생명보험 증서를 내놓는다면 절망 속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지 않을까? 친한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 놓을 때는 이렇듯 깜짝 놀라게 하면서 결과 좋고 기분 좋은 비밀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민감한 부분과 관련된 비밀, 발설되면 관계 자체가 뒤집어 지는 비밀, 남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비밀은 타임캡슐에 꼭꼭 숨겨 살아 있는 동안은 잊고 살도록 하자. 친한 사이라도 모르는 게 약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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