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우리 시대의 대표 코미디언 김미화의 자전적 에세이 『웃기고 자빠졌네(메디치미디어, 2012)』. 그간의 소송 과정을 중심으로 그 당시의 심경과 CBS ‘김미화의 여러분’을 통해 시사프로 진행자로 다시 복귀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남편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눈물을 강요한 시대에 참지 못하고, 못 본 척 못하고 박이 터져라 머리를 들이밀며 희극인에서 비극인이 된 저자의 삶을 되돌아본다. 힘들어도 힘든 척하지 못하고, 아파도 아픈 척하지 못한 저자의 모습에 함께 눈물 흘리고, 응원하게 된다.

MBC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을 맡으며 시사하는 여자로 변신한 이후 KBS 블랙리스트 사건을 시작으로 최근 4년간 겪어온 MBC 하차, 사찰 등 언론과의 갈등으로 많은 상처를 입은 저자는 이 책에서 수년간 언론, 국가기관 등과의 힘겨운 투쟁을 겪으며 정리한 기록을 보여준다. 더불어 자신이 살아오며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재혼’ 이후 후조당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며 재혼과 함께 찾아온 청년 윤진희와의 이야기 등 더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소소한 일상까지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웃기고 자빠졌네(메디치미디어, 2012)』에서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을 지탱하게 해 준 것은 평생의 벗 남편, 그리고 자연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7년 전 재혼과 함께 경기도 끝자락에 위치한 시골로 이사, 후조당(後凋堂)이라는 이름의 집을 짓고 불편하지만 더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부부의 소소한 일상은 자연 그 자체다. 기온이 떨어져 수도가 얼면 집 앞 냇가가 욕실이 되고, 여름이면 아직도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봄이면 논에서 개구리가 오케스트라를 합주하는 동네. 부부는 장날이면 장터에 나가 장구경하면서 국밥 한 그릇 시원하게 비우고, 바람 좋은 저녁이면 동네 입구 앞 수퍼에 앉아 동네 형님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주말이면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며 자연이 주는 넉넉함과 거짓 없음을 배우고 있다.

저자 김미화는 국가대표급 코미디언이자 시사 프로그램 방송인이다. 어릴 적부터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고 죽는 순간에도 코미디언이길 원하는 그녀는 자신의 묘비에 ‘김미화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새겨주길 원한다. 늘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이 되고 싶어 하는 그녀는 또 다른 변신을 위해 거침없이 달린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눈보라 속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모습으로 함께하고 싶다’의 뜻을 담은 후조당(後凋堂)에서 평생의 벗 남편, 개 네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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