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이수정 교수의 『최신 범죄심리학』. 범죄자들과 그들이 저지른 범죄 내용을 이야기하다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듣는 사람의 정신도 피폐해진다는 깨달음이다. 범죄심리학이 전공이고 범죄에 대해 연구하는 필자도 범죄 내용을 알게 되는 것이 스트레스인데, 일반 시청자들은 어떨까?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은 보상과 처벌이 직접 주어지는 학습 이외에도 타인에게 주어지는 보상과 처벌을 보기만 해도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보고한다. 이런 원리를 고려했을 때 범죄로 인한 재판결과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범죄 내용이 적나라하게 보도되는 현 상황은 과연 일반시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혹시 타인의 폭발적인 공격성을 관람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카타르시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내용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모방학습을 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이수정 교수는 『최신 범죄심리학(학지사, 2018)』에서 언론보도로 인한 모방범죄의 발생이 확인된 경우는 드물지만 최소한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지는 결과는 초래한 것 같다고 말한다. 방송사마다 충격적인 사건만 골라 다루면서 분노와 폭력을 과대포장하고 과잉일반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불만이 있는 시청자들은 자신도 범죄자들과 비슷한 불만이 있음을 공감하기도 한다. 결국 엽기적인 범죄행각을 저지른 자에게 환호하며 대리만족하는 팬덤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은 이 같은 현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차라리 범죄발생의 기제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몰이해에 기인한 무분별한 환호를 막을 수 있는 한 가지 대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가능한 한 학계에서 검증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범죄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막아 보고자 하였다. 또한 범죄의 심리학적 기제뿐 아니라 발생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안까지 소개해 보다 비판적이며 포괄적으로 개별 범죄를 다루려고 노력하였다.

이수정 교수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UNIVERSITY OF IOWA)에서 심리측정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검찰청 전문수사자문위원, 법무부 자체평가위원, 법원 전문심리위원, 경찰청 과학수사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JTBC, KBS, MBC, SBS, YTN,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해 범죄 심리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최신 범죄심리학』,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최신 범죄심리학』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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