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콘텐츠 중심 유통망과 팬덤 소비 공략에 집중하라!

<사진=SBS>

[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방탄소년단이 28주 연속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해 신기록을 달성했다. ‘빌보드200’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한 성과 외에도 유튜브에서 공개한 뮤직비디오 ‘IDOL’은 3억 9천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 성과를 냈다.

해외 음악 시장에 진출한 K팝 가수의 성적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다. 돌이켜보면 2009년에 보아가 국내 가수 최초로 빌보드200에서 127위를, 같은 해 원더걸스가 76위를 차지해 주목받은 바 있다.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연 것은 강남스타일로 히트 친 가수 싸이다. 2012년 빌보드 핫100에서 7주간 2위를 차지한 싸이는 유튜브 조회수 2천 9백만 건이라는 신기록도 달성했다.

이 모든 기록을 경신한 게 방탄소년단이다. 빌보드 차트 석권이나 권위 있는 ‘톱 소셜 아티스트’상 수상이 다가 아니다. 4만 석 규모의 뉴욕 시티필드 공연을 순식간에 매진시키고, UNICEF의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들은 차트 기록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세계적인 인플루언서로 거듭났다. 과거에 주목받은 보아, 원더걸스, 싸이도 이 정도로 성공하진 못했다.

이는 얻어걸린 행운이 아니라 팬덤 마케팅에 집중하여 쟁취한 ‘당연한’ 성공에 가깝다. 방탄소년단를 키워낸 기획사 빅히트는 거대 자본이 아니라 콘텐츠를 중심으로 활로를 열었다. 중소기획사 아이돌에 불과했던 그들을 세계에 알린 1등 공신은 유튜브다. 최재붕 교수는 혁신적인 성공 뒤에 당연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35억 스마트폰 유저를 뜻하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포노’는 최근 10년간 등장한, 스마트폰이나 SNS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인류를 뜻한다. 지금의 문명을 만든 신인류라고 보면 된다. 분명한 사실은 사회문화와 비즈니스 전반이 이들 주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대 자본이 투입돼야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비즈니스 성공을 결정하는 변수는 콘텐츠에 대한 포노의 반응이다. BTS만 보더라도 자발적인 팬들의 참여가 가장 큰 성공요인이다. 스마트폰, SNS 중심 사회가 비즈니스 생태계까지 180도 변화시킨 것이다. 기업과 권력 위주였던 시장 구조가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출간된 최재붕 교수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쌤앤파커스, 2019)』에 따르면, 기획사 빅히트가 팬덤과 아티스트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팬의 자발적인 반응을 유도한 것이 BTS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한다. 비단 음악 시장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6천억 원을 들여 거대 팬덤을 지닌 ‘스타일난다’를 인수한 ‘로레알’, 월드컵 경기보다 많은 수치인 8천만 관중이 동시 시청한 ‘롤드컵’, 미국 택시시장이 1.5배나 성장하도록 견인한 ‘우버’ 등 책에 소개된 사례만 보아도 성장하는 기업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존재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를 200% 겨냥한 비즈니스가 그 해답이다.

스마트폰 시대의 지각변동과 현대인이 갖춰야할 DNA에 대해 다룬 『포노 사피엔스』는 총 네 장으로 구성됐다. 서두로 시작하는 첫 장에서는 베이비붐세대, X세대가 구세대가 돼버린 포노 사피엔스, 즉 35억 스마트폰 유저의 시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포노의 선택으로 비즈니스와 문화 생태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다룬다. 이어 3장에서는 소비자 심리를 충족시키는 ‘온디맨드’ 비즈니스가 왜 열풍인지 밝히고, 마지막으로 SNS 활동마저 능력으로 평가받는 새로운 문명 속에서 기꺼이 갖춰야할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조언하며 장을 마친다.

저자는 콘텐츠 중심 유통망과 팬덤 소비 공략에 집중한 기업들이 생존했듯이 신 문명에 대비해 새 DNA를 갖추지 못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력거꾼처럼 도태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편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인문학에 정통한 공학자다.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를 주제로 1천 2백회 이상 강연했다.

『포노 사피엔스』를 출간한 쌤앤파커스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등장이 촉발한 시대변화에 대한 연구결과를 요약해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한 책”이라며 “독자들은 멀게 느껴지는 4차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출간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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