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백기완이 노래하는 민중의 분노와 희망의 삶!”

백기완이 증언하는 한국 현대사와 그의 삶을 담은 자서전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일제 치하에서 배고픔과 싸워야 했던 어린 시절, 6.25와 피난살이, 독재정권 타파와 민주화투쟁, 이산의 아픔과 통일운동, 노동자 해방운동과 최근의 엠비 대투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그 삶이 한 편의 서사시처럼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한평생이 좌절과 실패로 점철된 나날이었다고 회고한다. 남북통일과 노동자해방을 위해 싸우는 데 일생을 바쳤지만, 경제지상주의에 빠진 사람들과 악화하는 남북관계 등 작금의 세태는 단편적으로 볼 때 그의 삶이 완전한 실패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의 인생이 숭고하고 가치 있는 패배의 연속이었음을 증언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영어단어 하나, 한자어 하나 섞지 않고 순우리말만 썼다는 것이다. 직접 달동네, 동아리, 새내기 등의 우리말을 만들어낸 저자의 역량이 집대성된 이 책 속에는 순우리말을 만들게 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 외에도 저자가 직접 지은 영화대본과 시, 연설문,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신화 등도 함께 실려 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나의 한 살매(한겨레출판, 2009)』의 저자 백기완은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며 일생을 반독재, 해방통일 운동에 바친 영원한 재야인이다. 1933년 황해도 은율, 구월산 밑에서 태어나 혼자 공부했다. 1950년대엔 농민운동, 나무심기운동, 도시빈민운동을, 60년대엔 한일협정반대투쟁을 전개했으며, 70년대에 장준하 선생과 함께 반유신 투쟁을 주도하다 긴급조치 1호로 구속되기도 했고, 80년대엔 전두환 정권 밑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며 감옥살이를 했다. 1987년, 민중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민주세력을 통합하여 군사독재를 끝장내고, 분단ㆍ부패 세력을 없애고자 했다. 요즈음은 우리 겨레의 이야기 속에 숨 쉬는 민족문화와 민중문화를 끄집어내 새롭게 창작하는 일과 우리말 살려 쓰기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민중해방사상의 뿌리를 다듬고 '통일의 알짜는 노나메기'라는 나름의 철학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항일 민족론』, 『백범어록』(편저), 『통일이냐 반통일이냐』 외 수필집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벼랑을 거머쥔 솔뿌리여』, 『장산곶매 이야기』, 『이심이 이야기』, 『우리 겨레 위대한 이야기』,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누가 백성노릇을 할까』, 『나도 한때 사랑을 해본 놈 아니요』, 『백기완의 통일이야기』, 『부심이의 엄마생각』이 있고, 시집 『이제 때는 왔다』, 『젊은 날』, 『백두산 천지』, 『아! 나에게도』와 영화극본 『대륙』, 『단돈 만원』, 『쾌지나 칭칭 나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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