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배정인 기자]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 나는 이 책의 부제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일 먼저 드는 질문은 '그리드는 무엇일까?' '왜 공간에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 걸까?' '어떻게 그것이 사람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와 같은 것이었다.

저자는 '그리드를 파괴하는 공간적 구조'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리드란, 바둑판 모양의 격자를 의미한다. 이 그리드를 파괴하면서 이전의 일터를 놀이터이자, 열린 가변공간 등으로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업무 공간만이 아니라 쇼핑몰과 같은 상업공간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예를 들면 을지로 롯데백화점 내 롯데시네마의 경우 최근 쇼핑공간을 새로 마련해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공간에 변화를 준 것이다.

이 책 천의영, 이종우의 <그리드를 파괴하라 : 창의력을 만드는 공간 혁신 전략(세종서적, 2016)>은 그리스, 중국의 장안 등 고대 도시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공간으로 이를 때까지의 공간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탐색해볼 수 있었다.

여러 공간에 대한 정보들도 접할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내 눈길을 끈 것은 바로 페이스북 신사옥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벽도 문도 파티션도 없다고 한다. 축구장 7개가 들어갈 정도로 큰 단층 건물이며 2,800여 명이 하나의 공간에서 서로 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니 직접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천정이 8미터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기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옥상공원과 800미터나 되는 산책로를 만들어 직원들이 자연과 교류하고 사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코피스족이 등장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카페처럼 인터넷이 되고, 적당한 조명과 높은 천장, 그리고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적당한 소음, 특히 70데시벨 정도의 소음이 있을 때 창의력이 가장 높았다고 하니 소음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인스토밍에 대해서도 재해석해둔 부분이 있었다. 아이디어 발산을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하게 되는데 오히려 집단이 커질수록 아이디어의 질이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발산에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까지 개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꼬집는다.

"창조는 천재들만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얼마만큼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노력했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174p)

멀티태스킹에 대해서도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은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멀티태스킹은 거짓말이다. 인간은 그렇게 여러 분야에 동시에 집중할 수가 없다."(178p)

공간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이 책은 창의성을 높이는 공간, 그리고 더 나아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무엇을 가져야 하는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숙제를 남겨주고 있다.

 

천의영 저자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건축학 석사와 하버드대학교 도시건축 및 설계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키반건축사사무소, 서울건축, 한샘건축연구소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생산기술연구소, 진원건축설계, 일본 안도코퍼레이션 등에서 근무했으며, 계원조형예술대학 환경디자인과 교수, 경기대학교 건축공학과 초빙강사, 조교수를 거쳐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주임교수, 서울디자인올림픽 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그리드를 파괴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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