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강사’ 스물두 번째 인터뷰로 ‘발로 뛰는 김선비’ 김현우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현재 신한대학교 에너지환경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면서, 다양한 필체의 이름을 만들어주는 ‘이름 彩(채)’란 스타트업을 경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황교안, 봉태규, 최시원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이름 서체를 만들었으며, 배달의 민족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관의 회사명 서체도 만들고 있는 전도유망한 사업가다. 최근에는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에게 창업관련 강연도 펼치고 있다.

Q. 이름 채(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름 채(彩)’는 ‘세상의 모든 이름을 물들이다’라는 뜻입니다. ‘이름 채(彩)’는 절대가치를 쫓는 회사입니다. 절대가치를 디자인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목이 마를 때 지금 제 앞에 있는 이 물 한잔의 가치는 큽니다. 하지만 내일이 되었을 때 그 가치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절대가치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더니, 바로 이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서예와 캘리그라피(Calligraphy)를 활용해 이름을 디자인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손으로 그린 문자’라는 뜻입니다.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등을 말하죠. 서예(書藝)란 한자어가 영어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라 번역되기도 하는데, 원래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저는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를 활용해서 사람의 이름, 기업의 이름, 상품의 이름, 세상의 모든 이름을 디자인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목적으로 만든 회사가 바로 ‘이름 채(彩)’입니다.

요즘은 인간의 기본적인 행위를 기계가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시대에 예술과 경영의 중간에서 조율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름 채(彩)’를 만들었습니다. 캘리그라피 디자인 역량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 판매하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브랜드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는 그게 사람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즉 이름이란 것이죠. 그 후 세상 모든 이름을 서예와 캘리그라피를 활용해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Q. 서예는 언제부터 시작했고, 왜 좋아했는지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서예를 좋아했습니다. 서예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제 여동생과 같이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고요. 고등학교 2학년까지 서예를 배웠습니다. 한글과 한자 모두 배웠고요. 저는 한자가 더 마음에 들었고, 한자를 해석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 여동생은 그림을 그렸고, 저는 한자 한 글자 한 글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 의미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저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아간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필체의 이름을 만들어주는 ‘이름 彩(채)’란 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제일 처음 계약한 작업은 무엇인가요?
 

제가 작년에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수요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잖아요. 어디에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기업들 중에서 붓글씨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이 어디일까를 생각했습니다. 저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님이 붓글씨의 가치를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 시기에 정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토킹을 하겠다는 공문을 발표한 상태였어요.
 

그리고 작년 5월 26일에 김봉진 대표님이 주관하는 ‘청년이 간다! Talk to 스타트업!’ 행사가 우아한형제들 회사 안에서 있었고, 저도 참석했습니다. 미리 부채에 글씨를 새겨서 참석했습니다. 김 대표님에게 부채를 드리면서 정말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말씀드리고는 다음번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만났을 때 김 대표님은 제게 많은 말씀을 주셨어요.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외로운 길인지에 대해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조언해 주셨습니다. 저는 끝까지 저의 사업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헤어지면서 제게 한마디를 건네셨어요. 내일까지 ‘우리는 어떤 민족입니까?’란 글씨를 만들어오면 가격을 지불하시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의 첫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황교안, 봉태규, 최시원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의 이름 서체를 만들었으며, 배달의 민족 계약 이후에 이랜드에서 주관하는 신발 홍보행사에도 참가했어요. 신발 뒷부분에 신발을 산 사람의 이름을 캘리그라피로 써준 아이디어였습니다.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I 서울 U’ 공모전 등의 계약도 따냈습니다. 특히 ‘I 서울 U’ 공모전에서 입상해서 서울시장상을 받기도 했고요.

Q. 캘리그라피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시는지요?

저희 회사에는 캘리그라피 작가가 네 분 계세요. 한 분은 미술협회 초대작가이자 저의 서예 스승님이신 화정 김봉춘 작가이십니다. 나머지 세 분도 그분의 제자이시고요. 저는 직접 작업하지는 않고 주문을 받아 경영만 합니다. 작업은 작가 네 분이 진행하십니다. 주문이 들어오게 되면 스승님의 서예연구소로 모입니다. 그리고 의뢰한 기관의 작품의도와 원하는 방향을 서로 의논하고 작업을 수행할 가장 적합한 작가를 선정해서 작업을 진행합니다.

캘리그라피 작가 분들은 스스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개인 작업을 좋아하십니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에는 약간 서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제가 하면 잘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름 彩(채)’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Q.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하셨는데, 김 대표님이 생각하는 창업이란 무엇인가요?

창업이란 무엇인가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낭비되고 있는 것을 파악해서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현재 낭비되고 있는 분야나 해당 요소들을 분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차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차를 사거나, 세 시간만 필요한 차를 일일 렌트하는 것 등이 그것이죠. 거기서 낭비되는 금액, 과정, 보험관계 등이 그 낭비되는 요소들입니다. 배달의 민족의 경우에도 전단지를 찾아서 전화를 하고, 주문할 때 배달될 주소도 일일이 말로 전달하는 것 등의 낭비 요소들을 찾아내 해결했죠. 사실 1분, 2분의 낭비시간이 쌓여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온오프믹스의 경우, 공급자들은 여기저기 많이 있지만 중간에서 연결해줄 사람이 없어 수요자들이 어디서 강연과 모임을 진행하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 지 우왕좌왕하는 낭비 요소를 파악해 해결한 경우죠.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낭비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저는 ‘이름 彩(채)’라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예로 이름을 써주는 사업이죠. 그럼 가장 중요한 것이 글씨를 잘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나의 주된 일인 글 쓰는 작업은 전체 사업영역에서 20%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나머지 80%의 영역이 잡다한 행정업무, 대인관계, 정부의 정책 등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든요. 결국 주 된 작업 20%가 아닌 잡무 80% 때문에 스타트업이 무너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기업은 늘 잡무 80%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잘 운영하려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큰 돌에 걸려 넘어지기보다는 작은 돌에 걸려 넘어진다는 사실을 대학생 창업가들은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제 성씨는 청도 김씨입니다. 오직 두 발과 집념을 가지고 대동여지도를 만들어낸 고산자 김정호 선생님과 같은 성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호 선생님의 기운을 이어 받아 21세기 김정호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발로 뛰는 김선비’라는 이름으로 현장을 중심으로 체득하는 진짜 가치를 증명해보이고 싶어요.

변하지 않는 존재감으로 자신의 이름이 물들여지는 것이 ‘이름 彩(채)’입니다. 기회는 발로 뛰는 사람에게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발로 뛰며 현장에서 배우는 자세로 세상을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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