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박종하 칼럼니스트] 창의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창의성에 접근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창의성이란 무엇이다’라는 개념을 정의하고 그것이 발현되기 위한 기본적인 원리를 찾는다. 그런 원리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그 도구를 익히고 연습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실제로 창의성을 발휘했던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성과를 냈던 예술가 과학자 사업가 등 500명을 선정하여 그들이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공통분모가 되는 요소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요소를 역량으로 갖추는 것으로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여 그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창의성에 대한 연구를 개념의 정의에서 시작하든 창의적인 사람의 관찰에서 시작하든 그것들은 모두 시대에 따라 바뀐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초기 창의성 연구에 큰 공헌을 했던 길포드는 창의성을 확산적인 사고라는 개념으로 바라봤다. 더 많이 더 다양한 생각을 하는 것에 창의성의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확산적인 사고만큼 수렴적인 사고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스티브 잡스가 연결을 강조한 이후에는 아이디어를 확산시키는 능력과 아이디어를 실행시키는 능력, 두 가지를 양손에 잡고 활용해야 한다는 접근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디어와 실행을 모두 고려하는 디자이너처럼 생각해야 하는 ‘디자인씽킹’이 바로 그런 접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창의적인 사람에 대한 관찰은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창의적인 사람을 연구한 대표적인 사람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이다. 그는 창의적인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소가 몰입(flow)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열정과 끈기를 의미하는 그릿(GRIT) 역시 성공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공통점을 뽑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성공의 요소나 창의성의 요소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르게 관찰되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한번 제시된 연구 성과를 그냥 받아들이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지금의 상황에 적합한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창의성이 무엇인지,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시대에 따라서 변하고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왜 창의적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일 것이다. 왜 창의성이 필요한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면, 그 답은 재미와 성과이다.

우리가 창의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일하는 것이 일단은 재미있다. 다르게 생각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 재미를 준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성은 유머와 공통점을 갖는다. 독특한 디자인이나 생각지도 못했던 성능을 구현하는 제품들을 보며 우리가 열광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것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창의성이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재미이다. 창의성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성과에 있다. 창의적인 제품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더 잘 팔리기 때문에 우리는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 창의적인 디자인이 더 눈을 끌고, 창의적인 작품에 사람들은 더 몰려들고 열광한다. 창의성이 필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성과를 위해서다.

TED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였고, 그것을 책으로 출간했던 사이먼 사이넥의 책 『Start with why』에서 저자는 ‘why – how – what’의 순서로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꾸로 ‘what – how - why’의 순서로 생각한다고 사이먼 사이넥은 지적하며, 일의 의미를 찾고 강한 동기로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why – how - what’의 순서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의성에 대한 생각도 창의성이 무엇인지(what),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할 것인지(how)의 생각보다 먼저 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지(why)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지(why)에 대하여 확실하게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창의성을 발휘하고(how) 창의성이 무엇인지(what)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그것이 재미와 성과를 주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일하며 더 많은 성과를 올리는 것은 우리가 모두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인 것이다.

※ 참고자료 :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지식공감, 2018.10.9.)』

 

박종하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 수학과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박종하창의력연구소 대표 및 창의력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삼성전자 중앙 연구소, PSI컨설팅에서 근무했으며, 이언그룹 컨설턴트, 클릭컨설팅 창의력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시작한 SERICEO에서 6년 넘게 동영상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그룹 등 국내 유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창의력과 관련된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07년 한경닷컴 올해의 칼럼니스트 대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 『문제해결자』, 『다르게 생각하는 연습』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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