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배우는 리더십 - 경영의 신, 혼다 소이치로

[한국강사신문 윤상모 칼럼니스트] 일본 도쿄의 중심부에 있는 혼다의 본사 건물은 무심코 봤을 때는 일본의 여느 빌딩과 흡사하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면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혼다 본사 <사진=tistory>

각 층마다 발코니가 있다. 그 이유는 지진이 났을 경우를 대비해 건물의 창문이 깨졌을 때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하라는 혼다 소이치로 회장의 주문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커인 “혼다”의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 회장은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나모리 가즈오와 더불어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린다.

혼다는 평소 함께 있는 지역 주민을 배려하며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본 사람들의 마음가짐에서 더 발전된 생각이었다. 혼다의 공장안에는 매점이나 생협(생활협동조합)이 없다. 필요한 것은 회사 밖의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사라는 이유에서다. 혼다는 공장장에게 회식비를 주며 “이 돈으로 지역의 번화가에 가서 술을 마셔라. 지방에 진출한 회사가 평판을 잘 듣기 위해서는 밤거리에 나가야 한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장 주위의 거리는 지역 주민들이 밤길을 걸을 때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가로등을 밝게 켜도록 했다.

혼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직원과 회사에 대한 마인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강조한다. 하지만 혼다는 “우선 자기를 위해서 일하라”고 강조했다. 남을 위해, 가족을 위해 일한다는 듣기 좋은 말로는 결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자가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애사심은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혼다는 기술자로 출발했고 “기술”을 기업의 핵심 가치로 생각했다. 공장의 모든 직원들이 장인의 정신과 기술을 갖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을 위해 일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직원이 장인이 된다면 그 기업을 어떠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공장에서 직접 일하기를 좋아했던 혼다 <사진=네이버포스트>

그런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튼튼한 회사를 만들었기에 애사심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는 논리다. 실제로 혼다는 여러 차례의 오일 파동과 금융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 결과 기술의 혼다는 아시아 기업 최초로 미국 자동차 협회의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혼다는 일본 천황이 하사하는 훈장 수여식에도 혼다 공장의 상징인 흰색 작업복을 입고 참석했다. 기술을 중요시하는 혼다 소이치로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혼다는 기술뿐만 아니라 품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혼다는 모든 제품의 성능을 검사한다. 어느 날 신입 사원이 일일이 검사할게 아니라 통계적 기법을 써서 샘플만 뽑아서 검사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혼다는 호통을 치며 이렇게 말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편할지 몰라도 재수 없게 하자가 있는 제품을 산 고객에게는 불량률이 100%인 셈이다. 어디서 그런 꼼수를 쓰려고 하는 건가.”

지역 주민을 배려하는 기업을 강조한 혼다는 1991년 세상을 떠날 때에도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 “내 장례식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자가용을 타고 올테고, 그렇게 되면 근처의 교통이 마비되고 말겠지. 자동차 회사의 경영자로서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되지.” 혼다의 유언에 따라 장례식은 고객에 대한 답례회로 바뀌어 본사와 각 지역의 공장에서 나뉘어 열렸다. 일본 전역에서 열린 답례회에는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해 혼다 소이치로를 추모했다.

혼다의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 <사진=Scoopnest>

혼다 소이치로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유는 혼다의 목표가 “이윤 창출”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혼다는 각 개인이 기술을 연마하여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혼다를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끝까지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기업이 되고자 했다. 혼다의 이런 기술과 품질, 지역 주민과 고객에 대한 정신은 지금도 혼다를 세계 일류 기업으로 불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참고자료 : 「경영의 맞수」 닛케이벤처 엮음,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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