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개그맨 노우진과의 인터뷰 특강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안정환이 강연자로 나섰다. <사진=한국강사신문 DB>

[한국강사신문 오명호 기자]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안정환이 강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정환이 지난 17일 경기도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청년 스타트업 100여명을 대상으로 안정환이 강연을 펼쳤다.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힘. 도전과 청춘’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은 개그맨 노우진의 진행으로 선수시절 겪었던 안정환의 도전과 위기 극복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냥 요즘에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면서 정신없이 살고 있는... 한 가정의 아빠고요. 전 축구선수였고... 아시다시피 방송 일도 좀 하고 있는... 그런 평범한 가장입니다.

Q. 낯가림이 심한 걸로 알고 있다. 예능대세로 떠오를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나.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다.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얘기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언젠가부터 내가 먼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상대도 다가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판단하고 내가 결정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생각을 공유하고 같이 의견을 나누고 같이 해결책을 찾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내 삶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삶이 어떤지를 알아야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여러 사람들과 빨리 친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닐까 싶다.

Q. 어떻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나.

축구를 시작한 계기는 ‘빵과 우유’ 때문이었다. 축구부에 가입하면 빵과 우유를 매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끌려 축구를 시작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축구를 그만 둘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비 낼 돈이 없었다. 축구를 하면 학비를 면제 받을 수 있었다. 재능이 있었는지 대학시절엔 돈까지 받으며 축구를 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생기니 이만한 직업이 없다 생각했다. 빵과 우유가 내 인생을 바꿀 줄 몰랐다. 어떤 일이든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온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정환이 개그맨 노우진과 인터뷰 형식의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강사신문 =DB>

Q.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었다.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텐데...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주신다면.

창업이나 축구나 마찬가지다. 자신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게 ‘창업’이라면 축구 선수도 일종의 창업가다. 구단에게 자신의 실력과 매력을 파는 게 축구 선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이 중요하다. 내 축구 실력을 타고난 재능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데, 절대 아니다. 누가 뭐래도 스스로는 자신한다.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했다. 성공이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과를 떠나 스스로 후회가 없어야 한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만족한다면 그게 성공이지 않을까.

Q. 선수시절을 돌이켜 볼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실 실력만 가지고는 2% 부족하다. 어떤 일이든 사람과의 관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소통 능력이 키워야 한다. 축구 선수라고 다르지 않다. 감독과의 관계, 동료 선수와의 관계가 엄청 중요하다. 아부를 하라는 게 아니라,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그걸 잘 못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Q. 선수생활이 항상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기를 극복했던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운동선수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부상이다. 그러나 몸은 의사선생님이 고쳐준다. 시간만 지나면 해결된다. 하지만 마음이 다치면 회복이 힘들다. 외상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빨리 치료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부상이 올 때 마음을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예전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함과 두려움이 크다. 어느 순간부터 부상을 당했을 때 그 마음을 치유하려고 노력했다. 축구 뿐 아니라 사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위기가 올 때 마음을 빨리 다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연 중 사회자의 개그에 쓴 웃음을 짓는 안정환 <사진=한국강사신문 DB>

Q. 다양한 구단에서 활동했다.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이 많았을 텐데, 후회를 하지 않는 자신의 선택 노하우가 있다면.

선택을 하고 후회를 안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선택하기 전에 많은 걸 따져본다. 그렇지만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계속 후회한다. 저걸 선택할 걸 왜 이걸 선택했을까. 그런데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내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선택했으니까 내가 감당해야지. 잘 되든 못 되든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

Q. 지금시점에서 꿈이 있다면.

유럽에 가서 감독이 되는 게 꿈이다. 유럽에 진출해 선수로 뛰는 사람은 있지만, 감독으로 뛰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영국, 독일, 스페인 등에서 감독을 한 한국 사람은 그 동안 없었다. 나한테 큰 꿈이고, 이루기 힘든 꿈이지만 희망을 안고 산다.

안정환의 강연은 보통 강연과는 달랐다. PPT 화면 한 장은 물론, 준비된 멘트나 대본도 없었다. 이에 대해 그는 "짜여진 대로 하는 강의라면 내가 이 자리에 나올 이유가 뭐 있겠나. 그냥 자료로 나눠주면 될 것"이라며 "나는 잘 난 사람도 아니고, 가르치러 온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내 경험을 공유하고 청중과 함께 소통하는 게 오늘의 내 역할"이라고 말해 청중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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