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2018년 6월 세계가 주목하는 협상이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졌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정상회담은 이미 실무진들의 피 말리는 협상 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협상은 세계 언론에서 세기의 협상이라고 보도했다. 역사적으로도 최고의 협상 중에 하나 역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 993년 거란의 장수 소손녕과 고려의 서희의 담판이 그것이다. 고려는 북쪽 일부의 땅을 내놓으라는 거란의 요구를 받았지만 서희의 협상을 통해 역으로 강동 6주를 얻어낸다. 이것은 협상 전에 상대의 숨은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했고 상대의 허점을 논리적으로 설득한 결과다.

국가의 운명이 달린 큰 협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만남 속에서 매일매일 협상하며 살아간다. 기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크고 작은 협상이 이루어진다. 클라이언트와 가격 협상부터 타 부서와 업무 조율, 쇼핑을 하는 중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협상한다. 협상 교육을 하다 보면 자칫 상대를 이기려고만 하는 교육생을 만나게 된다.

협상은 스포츠 게임 같은 일방적인 승리가 아니라 상대도 이기고 나 또한 승리하는 윈윈(Win Win)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지의 파악이 먼저다. 그러나 윈윈을 잘못 해석하면 ‘먼저 주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쉽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비즈니스 협상에서는 내가 하나를 내놓으면 반드시 상대의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양보는 나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발상은 협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토론, 발표, 협상 안에는 설득 기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설득이란 상대가 나의 의견에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하는 것으로 힘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주목할 것은 일체의 강압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강요하지 않고 상대가 특정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논리적, 감성적 근거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다.

설득의 상황에는 저항이 존재한다. 교육도 넓은 범주에서 설득에 해당되며 이 경우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어 저항이 최소화된다. 강사는 이 점을 십분 이용해야 하지만 너무 교만해서도 안 된다. 강의의 목표가 단순한 지식 전달만이 아니라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강사는 청중의 욕구를 파악하고 교육생의 가치와 신념, 태도를 파악하고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강의를 3단계로 구성할 수 있는데 바로 ‘Open’, ‘Believe’, ‘Move’ 단계이다.

먼저 Open은 청중에게 호감을 받는 것이 태도 변화에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강사가 전문가라는 인식, 강의 준비를 잘해왔다는 믿음을 주면 교육생들은 강의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또는 미래의 문제점을 스스로 느끼게 할 수 있게 질문 화법으로 강의를 시작하면 효과적이다.

Believe는 욕구가 생긴 청중이 강의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 단순한 정보보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면 자연스러운 믿음이 생긴다. 그러나 낮은 신뢰도의 자료나 근거 없는 데이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설득 심리에서는 ‘수면자 효과(Sleeper effect)’라는 것이 있다.

정보원의 메시지에 신뢰성을 주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난 후 메시지의 전달자는 기억나지 않고 그 메시지만 기억해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수면자 효과는 선거기간 중 많이 발생하는데 이른바 ‘카더라’의 부정적인 메시지를 남발하면 추후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강사는 설득 이전에 윤리적인 자세를 기본으로 가져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정보를 전달할 때 강사는 ‘사실 확인’의 검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교육생들은 기꺼이 설득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오류가 있거나 비윤리적인 메시지는 일반적인 스피치와는 다르게 엄청난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된다.

Move는 설득의 성패는 행동 변화를 스스로 하게 했느냐 안 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강의 역시 청중의 실천이 없다면 강의 자체의 목적을 상실한 것이다. 강사는 강의 말미에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개혁을 요구하기보다 작은 실천을 제시함으로써 변화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 참고자료 :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지식공감, 2018.10.9.)』

 

김효석 칼럼니스트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김효석&송희영아카데미 대표, 평화방송 MC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강사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케이블TV협회 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상, 사랑의쌀 나눔대상 자원봉사부문 개인 우수상, 대한민국 국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로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강사 트렌드 분석서인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공저)를 비롯해 『OBM 설득마케팅』, 『불황을 이기는 세일즈 전략』, 『카리스마 세일즈』, 『세일즈전사로 다시 태어나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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