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강사(27회)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강사’ 스물일곱 번째 인터뷰로 ‘대한민국 가족건강지킴이’ 안지현 원장을 만났다.

안 원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생물학과와 건국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를 수료했으며, 현재 유안정형외과비만항노화클리닉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의과대학 차움병원 디톡스슬리밍 교수, MBC 메디칼센터 프로그램 진행자 등을 지냈다. 방송활동으로 MBN ‘황금알’, SBS ‘좋은아침’, TV조선 ‘만물상’, 채널A ‘몸신’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뉴스활동으로 KBS NEWS ‘짠맛 대명사, 소금... 알고 보니 자연의 선물’, ‘겨울철 더 빨리 늙고 우울한 느낌, 착각 아니다’ 등 다수가 있다.

Q.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 그리고 봉사와 나눔의 의미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거창한 목표나 의미를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봉사와 나눔은 습관인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고아원, 소년원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그 경험이 제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봉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습관이 결국 의대를 다니던 시절, 의료봉사 등의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역 주변의 쪽방 진료도 갔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문의가 된 다음 바쁘다는 이유로 한 동안 봉사활동을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단지 언젠가는 남편하고 의료봉사활동을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만 막연히 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저희 큰 딸이 중1때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다가 봉사활동카페를 보고 큰 딸과 찾아간 곳이 바로 가브리엘 집입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작은 딸도 함께 갔고, 1년에 세 번은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면 딸들이 먼저 가브리엘 집 가자는 말을 합니다. 이렇게 봉사와 나눔에 대한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봉사와 나눔은 유산처럼 자식들에게 경험으로 물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 고아원, 소년원 봉사활동의 경험으로 지금의 봉사와 나눔을 시작하게 된 것처럼 말이죠. 어려서부터의 경험이 중요하고, 그리고 한 번만으로 끝나면 안 되고 반복되어야 좋은 습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엔 제 작은 딸에게 지금은 엄마, 아빠랑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지만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네 스스로 찾아가고 너의 자식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Q.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신데, 의학적 소견이 아니라 바람직한 가족의 의미와 가족문화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어머님은 그 당시 분답지 않게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계셨어요. 저희 집은 딸 셋에 아들이 한 명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딸들에게 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때는 지금과는 달리 여성들이 많은 사회활동을 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당시만 해도 보통 집 엄마들은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고 할 때니까요. 그래서 저희 딸 셋은 지금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다른 집과는 달리 가족회의를 일 년에 두세 번은 했어요. 저희 아버님이 가족회의를 주관하셨고요.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저희 가족 6명이 서로의 의견을 제시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희의 의견에 경청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족 간에 소통하는 문화가 갖춰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대화가 많았던 가정환경이었습니다. 아버님은 권위적이지 않으셨고, 저희들을 격의 없이 대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랐기 때문에 저도 저희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희 남편과 저는 집에 돌아오면 저희 아이들 방을 먼저 갑니다.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요.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엄마, 아빠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자녀들과 많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바람직한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가족문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육체적 건강이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요?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관계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과의 관계성도 중요하지만, 식물, 동물, 취미생활 등과의 관계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려면 화초를 키운다든지, 반려동물을 키운다든지, 종교생활을 한다든지, 다양한 취미활동을 한다든지 하는 관계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활동들을 하지 않으면, 점점 감정이 메말라지고 삭막해져서 삶의 의미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다양한 관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안 원장님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이란?

저는 40대 초까지는 성취하는 삶, 지적자극을 추구하는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쁘게 일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의대를 들어가기도 했던 것이 그 이유였고요. 하지만 40대 중반부터는 내려놓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최근 몇 달간 안식월로 삼아 여행도 가고 다양한 경험도 했던 것이고요. 성취하는 삶이 왜 문제냐 하면 그 삶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한번 즐겨 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병원 운영 규모도 줄였습니다. 있는 현실을 즐기고 누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 만나 밥 먹고, 이야기하는 것. 이런 소소한 행동들이 행복인 것 같아요. 느리게 사는 삶, 한 템포 느려도 여유로운 삶, 이런 삶을 원해요.

Q. 안 원장님은 ‘균형과 조화’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을 좋아하고 일을 즐기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일중독이라고도 말하는 분들도 계셔요. 하지만 남편과 관련된 일이 생기든지 다른 관계들 속에서 일이 생기면 바로 그 일을 처리하는 편입니다. 모드 전환이 빨리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말씀주신 것처럼 균형 있고 조화로운 삶의 패턴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대 생물학과를 다녔습니다. 지금의 남편은 서울대 의대생이었고요. 그 당시 남편과 저는 같은 서클에 가입되어 있었고, 커플이 되었습니다. 의대생인 남편을 보면서 저도 의대를 다니고 싶었고,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한 학기 대학원을 다니다가 건대 의대를 다시 들어가게 되었죠. 제가 의대를 다니는 동안 지금의 남편이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될 수 있었죠. 늘 남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 후 저는 가정의학과, 남편은 정형외과를 각자 운영해왔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남편에게 저는 꿈이 있다고 말했죠. 우리 나이 50이 되었을 때, 하나의 병원을 지어서 둘이 같이 있자고 말이죠. 그 꿈이 정말로 이루어져 다음 달에는 남편과 함께 우리의 병원을 오픈합니다.

제가 운영하던 병원은 청담동에 있었어요. 그래서 청담동 연예인 주치의라는 별명도 있었습니다. 지역이 청담동이다보니 일반인들이 오기에는 조금 부담스런 면이 있었어요. 이제는 저희 동네 반포에서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동네 주치의가 되는 게 제가 꿈꿔왔던 인생 2막이랍니다. 병원 개업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브랜드를 버리고 남편 이름인 ‘유광현’과 제 이름인 ‘안지현’을 합해 ‘유안정형외과비만항노화클리닉’이라는 병원이 탄생합니다. 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라 많이 설렙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건강에 의미를 많이 두지 않는 것 같아요. 이제 백 세 시대잖아요. 오래 살아야하는데 매일 아프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건강을 가장 우위에 두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처럼 건강도 내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